지도자 50여 명 회비 모아 총 17명에게 장학금 전달
"지도자 처우 열악하지만 좋은 선수 육성에 자부심"

지난달 초 경남육사모(경남 육상을 사랑하는 지도자모임·회장 이해남)가 도내 육상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경남도체육회·도교육청·시군체육회 등에 고용돼 선수 훈련을 담당하는 지도자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그런 와중에 이들이 십시일반 모아 후배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눈길을 끌었다.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는 경북 구미시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이해남(50)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회장은 육상 중장거리 선수 출신이다. 고등학교 때 10㎞를 32분 05초까지 뛰었고, 지도자 생활은 30년 가까이 합천에서 하고 있다.

▲ 이해남 경남육사모 회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 이해남 경남육사모 회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뜻깊은 장학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경남 도내에 육상 지도자가 50여 명 된다. 해마다 12만 원씩 회비를 모으고 있는데, 몇 년 쌓이다 보니 뜻깊게 쓸 방법을 찾다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도자 대부분이 어린 시절 힘들게 운동을 해왔는데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시군별로 1명씩 17명에게 20만 원씩 지급했는데 당장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선수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도자들 처우가 열악할 텐데?

"사실, 열악하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기본급은 전국에서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시도나 시군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이는 시도체육회나 시군체육회가 자체 사정에 따라 보조금 형태로 수당을 지급하는데, 아예 안 주는 곳도 있고 많게는 월 수십만 원씩 지원하는 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지도자는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자부심으로 맡은 일을 해내고 있다."

-이번 소년체전에도 지난번 장학금 받은 선수가 출전했나?

"그렇다. 장학금을 지급할 때 가정형편이 어려운 선수와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 중에서 선발했기에 경남 대표로 선발돼 소년체전에 출전한 선수가 많다."

/정성인 기자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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