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당선된 후 2019년 재선
군·학교급식 납품 사업 매진
동결실 증설·광암항 정비도
"조합원 소득 증대 위해 최선"

이진용(70) 창원서부수협 조합장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주도마을에서 태어났다. 창원에 있는 한 직장에서 2년 정도 일한 것을 빼고는 1981년부터 40년 넘게 바다와 함께 살고 있다. 돌아가신 이 조합장 부친도 자그마한 어장을 운영하며 어업에 종사했다.

◇돌아갈 곳은 결국 바다뿐이었다 = 이 조합장의 초기 수산업 활동은 화려했다. 20t짜리 어선 3척에 선원 18명을 태우고 전국 바다를 누볐다. 철따라 지역을 다니면서 청어, 방어 등 안 잡은 고기가 없었다. 그러다 2003년 9월 초강력한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었다.

"매미 때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돌아갈 곳이라고는 결국 바다뿐이었습니다. 정치망어업을 하면서 서서히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진동면어업인후계자(수산경영인) 회장, 마산수협 대의원, 창원서부수협 어촌계장, 창원서부수협 대의원 등을 거쳤다. 2015년 창원서부수협 4대 조합장으로 처음 뽑혔다. 2019년 3월 치른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9년 조합장 선거 때 대표 공약으로는 HACCP 가공시설 운영으로 수산물(미더덕·오만둥이) 가공품목 확대, 군급식용 미더덕 공급 물량 증대를 내걸었다. 상호금융 사업 공약으로는 임기 내 예탁금 500억 원, 대출금 400억 원 달성, 공제사업 수익 1억 2000만 원 창출 등을 제시해 이를 지키기고자 힘을 쏟고 있다.

◇미더덕으로 승부 = 이 조합장은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 '미더덕 판로 확대'를 꼽았다.

이 조합장은 창원서부수협을 둘러싼 녹록지 않은 상황을 진동 지역특산물 미더덕 판로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나날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미더덕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수산물이라고 했다.

▲ 이진용 창원서부수협 조합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hsm@idomin.com
▲ 이진용 창원서부수협 조합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hsm@idomin.com

미더덕이라는 이름은 몸의 생김새가 육지의 더덕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 쭈글쭈글 주름진 껍질과 색깔이 비슷하고, 짙고 향긋한 향 또한 독특하면서도 비슷하다. 그래서 '더덕'이라는 이름 앞에 '물'이라는 뜻의 '미'를 붙여 '미더덕'으로 불린다.

이 조합장의 미더덕 예찬이 이어졌다.

"미더덕은 입에 넣고 깨물 때 '톡!' 터지면서 느껴지는 특유의 상큼한 향과 맛이 입안을 델지라도 먹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강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더덕은 큰 것일수록 맛이 좋습니다. 몸통이 붉고 탱탱하며 매끄러운 것이 싱싱합니다." 진동 미더덕은 '2020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전국 수산물 브랜드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이 조합장은 2017년부터 미더덕을 군에 납품하는 사업에 공을 들였다. 2018년 83t, 2019년 73t, 2020년 41t, 2021년 22t 등 누적 230여t의 미더덕을 군에 납품했다.

"2000년 본격 양식을 시작한 진동 미더덕은 수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지리적 표시제 제16호로 등록됐습니다. 1986년 어민후계자 시절 중앙 새마을본부 연수 당시 식사 시간에 미더덕이 나오는데, 전경환 회장을 비롯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미더덕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미더덕은 바다에서 나는 '더덕'이라 할 만큼 우리 몸에 좋은 식품입니다. 자라나는 학생들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학교급식 등에도 채택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더덕 가공 산업을 더욱 육성하고, 개발해 분말, 젓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이 미더덕을 드실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그는 조합장으로 있는 동안 동결실 증설 사업 완료, 노후 냉동기계 교체 사업 추진, 면세 경유 공급 시설 설치, 광암위판장 앞 노후화한 뗏목(잔교, 부잔교) 교체, 상호금융 본소 점포 객장 리모델링 등으로 고객들의 점포 방문 문턱을 낮췄다.

◇작지만 강한, 더 좋은 창원서부수협으로 = 창원서부수협은 '반농반어' 지역에 있다. 조합원 중에는 농협에도 가입한 이도 많다. 다른 수협보다 업무구역이 좁다. 과연 창원서부수협에 미래는 있을까.

창원서부수협은 2019년 약 3개월 동안 수협중앙회 컨설팅을 받았다. 중앙회는 최종발표회에서 창원서부수협이 2023년까지 총사업 규모 600억 원, 순자본비율 6% 달성 등 조합이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경영전략체계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상호금융 세일즈 역량 강화 △상호금융 영업점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이전계획 마련 △찾아가는 서비스 강화를 통한 상호금융 실적증대 △HACCP 가공시설 수익성 강화 △조직 변화관리 방안 마련 △조합 신뢰 구축 활동 강화 등 상호금융·경제·조직 부문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조합장은 아직 꿈이 많다고 했다. 조합원이 가슴 따뜻한 부자 되는 꿈, 조합원들이 만선의 기쁨을 안고 집에서 행복한 저녁을 맞이하는 꿈 등등. 그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오늘도 팔을 걷어붙인다고 했다.

"조합원 덕분에 창원서부수협은 작지만 강한 수협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지만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만들고자 더 노력하겠습니다. 희망찬 창원서부수협의 미래를 우리 조합원과 어업인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민병욱 기자 m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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