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만 뭐 되고 싶어'라고 물으며 자신은 화가라고 말하는 딸에게 난 그저 미소를 지었다. 그날부터 내내 속에서 들끓는 말들을 곱씹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마냥 걷던 날에도,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딸을 지켜보면서도 '난 누구인가' 되물었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경보녀(경력보유여성)'라고 자위했지만 공허는 매일 차 들었다. 그리고 한 달 전, 더는 갈 수 없으리라 외면했던 직장에 재입사라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래, 난 듣고 묻고 쓰고 나누는 것을 참 좋아하지!'
딸, 엄만 내 이름으로 불리는 삶을 살고 싶어. 주말마다 만나는 엄마를 위한 그림과 편지 늘 고마워. 우리 다시 잘해보자.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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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묻고 글 쓰는 노동자입니다.
경남도 행정을 담당합니다.
글과 삶이 일치하길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