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는 낯익다. 700년 전통과 고유한 형식을 가졌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한 시대에 시조라고 예전의 것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낯섦으로 가는 문 앞에 선 시조인을 만나면 반갑다. 현대적 가치와 효용성이 바로 현대시조의 존재 이유가 아니겠는가."(머리말)

이달균 시조시인이자 경남문인협회장이 시조평론집 <시조, 원심력과 구심력의 경계>(사진)를 펴냈다. 3부로 나눠 18편 평론을 실었다.

이 시인은 평론집 제목을 두고 "시조는 늘 경계 위에서 꿈틀대며 살아 있다. 끝없이 일탈하려는 자유의지가 원심력이라면, 반드시 지켜가야 할 정형이 바로 구심력이다. 결국 이 원형의 팽팽한 경계 위에서 끝없이 실험하고 소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시인은 장순하 시인을 '치열한 실험과 휘몰이조로 풀어낸 가락의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우걸 시인의 시조집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를 두고는 '부록'이라는 시 마지막 행의 물음표에 시선을 오래 고정했다. '부록 같은 생이라고?' 이 물음표 하나가 시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했다. 서평 부제를 '부록, 단역을 넘어 주연으로'라고 붙였다.

엄미경 시조집 <점등인의 하얀 손>에 대해선 '견고한 내면, 그 소통을 향한 창'이라 하고, 황영숙 시인의 <매일 아침 매일 저녁>에 대해선 '촛불의 다비식을 위한 탐구'라는 한 줄 평을 달았다. 유선철의 <찔레꽃 만다라>에 대해선 '심안의 지혜를 얻기 위한 묵중한 질문'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숙경 시인의 시조를 읽고는 '시의 성소를 가진 광기의 시인으로 태어나라'고 평했다. 작가. 256쪽. 1만 5000원.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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