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시간 유연화 등 우려
후보 단일화 시작 대통합 강조
노동현장 환영 목소리도 전해

"그동안 진보정당이 나뉘어 있어서 저 권영길은 경남도민과 창원시민께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사랑하고 아껴주셨던 분들께 제가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었겠습니까."

권영길 민주노동당 초대 대표는 25일 오후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선거대책본부 합동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6.1 지방선거에서 성사시킨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 덕에 이제야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권 전 대표는 이날 민주노총 지도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10여 분간 원고 없이 쩌렁쩌렁 연설했다. 민주노총 지지 후보인 여영국 도지사 후보와 박종훈 교육감 후보를 비롯해 노창섭 도의원 후보, 강영희·석영철·이소정·하대용 시의원 후보를 일일이 언급하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꿈, 진보정치의 꿈은 무엇이었나.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게 하고 누구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외쳤고 무상교육, 무상의료, 부유세는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며 "무상급식은 전국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무상교육이나 무상의료는 아직 진행 중이라 다시 온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벌개혁, 소득평등, 자산평등을 이루어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 건설을 만드는 진보적 꿈이 더욱 힘차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영길 전 국회의원(민주노총지도위원)이 25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br>
권영길 전 국회의원(민주노총지도위원)이 25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

기자회견 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를 출발로 점진적인 '진보정당 대통합'을 얘기했다. 윤석열 정부가 재벌이 요구하는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였다.

권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진보 단일후보를 선보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자 진보 통합을 위한 새로운 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 단일화 성과를 시작으로 2024년 총선을 목표로 한걸음 더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이 국민들의 사랑을 못 받아 분당된 것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금권정치, 패권정치, 패거리정치, 지역주의정치에 병든 한국정치를 바로잡는 대안세력으로, 희망으로 자리매김되었었다. 그런데 그 민주노동당이 내부 갈등으로 분당된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권 전 대표는 "감정의 골이 깊어 진보정당을 하나로 만들기 어렵다고 하지만 현재 상태로 가면 진보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진보정치는 소멸될 것"이라며 "분열된 진보정당으로 인해 이 땅의 노동자, 농민, 서민들에게 다시 한번 역사적 죄과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경남도청 앞에서 인터뷰 중인 권영길 전 의원.  /김구연 기자

지방선거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자 노동현장의 반응도 달라졌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진보정당이 분열돼 있을 때는 현장 조합원과 노동자들이 이 당, 저 당 나눠진 모습을 꼴도 보기 싫다고 했다. 못 들어오게 하라고 집행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단일화가 되니 그 벽이 무너졌다. 노동자들이 '진작에 이렇게 할 것이지'라며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이번에 한번 하고 끝낼 것이냐. 그러면 너희는 용서를 못 받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라'고 한다. 진보 대통합의 길로 나가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권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와해하고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다. 진보정당의 대통합과 민주노총 강화가 더욱 요구된다. 민주노총과 함께 더욱 통합된 진보정당이 윤석열 정부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왕기 기자 wanki@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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