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유행했던 술자리 이요(俚謠)가 있었습니다. 취업난 우울과 자조가 가득 밴 '대학 졸업가'입니다. '상과대학 나왔어요, 묵은 증권이나 채권 사요/치과대학 나왔어요, 금니 빠진 거 있으면 사요/수의과대학 나왔어요, 개장국 팝니다/미술대학 나왔어요, 도장이나 문패 새깁니다/공대 화공과 나왔어요, 냄비나 솥 뚫어진 거 때워요/건축과 나왔어요, 굴뚝이나 하수도 막힌 거 뚫어요/정치과 나왔어요, 실직당(黨)이나 하나 만듭시다/농과대학 나왔어요, 무드렁 사려'!

그 후의 상황을 전한 대표적 신문 제목 보기. <취업난에 4년제 졸업생 전문대 U턴 급증>(15.9.11. 세계일보). 그 7년 뒤 최근 현황. <고스펙 안 먹힌다…대졸자, 전문대 '유턴 입학'/전문대, 일반대보다 취업률 8% 높아/대졸 전형 지원 2년 새 1.4배 늘어/기업 68% "코로나로 채용 어렵다"/실용기술·전문자격증 취득 인기>(22.4.18. 조선일보).

 

'말(斗) 글 배웠단 실력이

됫박 글 줄 뒤에 선다'?

쓸모없는 걸 많이 배우고

필요한 걸 적게 배우느라

밑 빠진

시루에 헛되이 '4년'

물이나 붓게 한 '잘난 교육'!

/전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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