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작가와 200여 점 선봬
2년간 몰두했던 작업 많아
사회 단상·청년 공간 주목
창원 성산아트홀 30일까지

18일 오후 창원 성산아트홀 전시관 로비에 50여 명의 관계자와 관람객이 모인 가운데 제19회 창원아시아미술제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미술제는 중심전시 '나노사회'와 특별전시 '청년다'움': 청년다운 공간'으로 나뉘어 오는 30일까지 1~6전시실에서 이어진다.

창원아시아미술제는 청년 작가들이 주축이 된 국제미술제다. 창원문화재단과 창원아시아미술제진흥회가 주최했고, 진흥회와 창원미술청년작가회가 주관했다. 한국·인도네시아 작가들 작품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조현두 운영위원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에 많은 제약이 생겼지만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 주제를 잡고, 청년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청년다움이라는 특별전을 만들어 지역 청년작가들이 성장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나노사회'전은 노인우 기획자가 과도기를 사는 현재 청년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세분화된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구상했다.

▲ 파손의 고통을 감내하며 깨진 그대로 전시대에 오른 강나현 작가의 '기다림 시리즈-그날부터'. /정현수 기자
▲ 파손의 고통을 감내하며 깨진 그대로 전시대에 오른 강나현 작가의 '기다림 시리즈-그날부터'. /정현수 기자

'청년다움'은 문화연 기획자가 MZ세대라 부르는 청년작가들 공간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어떤 이야기와 고민이 담겨 있는지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꾸몄다.

관람 중 4전시실에서 곽명주 작가를 만났다. 그는 한국화 전공이었는데 지난해부터 뜨개질에 관심을 두면서 코바늘로 뜬 독특한 문양의 작품들을 벽에 걸었다. "제 작품들은 형상에 구애받지 않은 아메바를 모티브로 만든 것인데, 아메바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고 색상도 알록달록하죠. 아메바뿐만 아니라 다른 세포들도 정형화돼 있지 않으면서 아주 화려하거든요. 조화롭기도 하고. 그런 것을 참고로 하고 책도 찾아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그런 문양을 티셔츠에도 새겼다. 상품으로 판매할 계획도 있단다.

5전시실에서는 강나현 작가를 만났다. 작품은 도자로 만든 것인데 강아지와 고양이 등 동물을 형상화하되 수납 기능을 부여해 실용적인 역할도 한다. '기다림'이라는 작품 일부가 깨졌다. "전시 준비를 하면서 스태프가 실수로 떨어트린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깨진 그대로 전시대에 올려놨다. "이번 전시는 반려동물 학대를 주제로 했는데, 오히려 제 전시 의도와 맞아떨어지네요." 작가의 순발력이 대단하다.

강 작가는 파손된 작품 앞에다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저의 '기다림'이라는 시리즈의 작품은 반려동물 학대와 유기에 대한 이야기로 작품 중 신체 일부가 부재된 모습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그날부터'라는 작품은 전시를 준비하는 중 순간의 사고로 인해 파손되어버렸습니다. 반려동물의 생명도 도자기처럼 조심하고 소중히 다루어져야 한다는 저의 작업관과 상동하기에 이 작품을 그대로 전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인스타그램에서 작품과 작가 인터뷰를 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정현수 기자 dino999@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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