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리는 땅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마련이다. 시골이나 도회지를 막론하고 작은 공간만 있으면 뭐라도 심어 가꾸는 것은 그런 마음 때문일 것이다. 번잡한 도심 공간에 그것도 심각한 주차난을 겪는 지역에 놀리는 땅이 있다면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문제의 땅은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우체국 건립 예정지이다. 이 땅은 2016년 말부터 2020년 8월 초까지 창원시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됐다. 2016년 당시 성산구와 창원우체국이 땅 사용을 협의했고, 공사를 거쳐 공영주차장이 조성됐다. 하지만 이 땅은 우체국 내부감사 과정에서 국유지를 무상으로 쓰게 한 점을 지적받았다. 우체국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사용료를 내고 쓰거나 공영주차장을 폐쇄하라는 공문을 성산구로 보냈다. 성산구는 사용료를 검토해보니 내야 할 금액이 상당했으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국유지 무상 사용을 건의하거나 밀어붙일 수도 없었다. 이렇게 4년 가까이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이 돌연 비어 있는 땅 신세가 된 것이다.

성산구는 주차장이 없어져 민원이 제기되자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가까운 곳에 터를 마련해 공영주차장을 확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차난이 해소된 것도 아니고 놀고 있는 땅에 대한 아쉬움이 해소되지도 않았다. 우체국 쪽에서는 아직 건물 건립 계획 등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체 계획을 상급기관에서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사정상 확정적으로 언제 뭘 하겠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땅은 놀고 있고 아직 활용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주변 여건도 그것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성산구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우체국 측과 협의해야 한다. 우체국도 상부기관 결정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확인받아 성산구 측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임시방편에 그칠지라도 이렇게 서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 민원해소는 물론이고 주민 신뢰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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