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기후재앙생존보고서'가 올해 경남울산기자상 '대상'을 받았다. 기후위기는 이제 '발등의 불'이다. 요즘 탈성장, 탈동조, 그린뉴딜 등 많은 성장담론이 나오지만 일반 시민으로서는 어떤 성장 프레임이 좋은 것인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양식으로 삶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금 지구상에 살고 있는 포유류의 99%는 인간과 인간이 키우는 가축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을 넘나드는 인수공통감염병은 더 자주 나타날 것이다.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네트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

하지만 지금 중앙이나 지방정부는 다시 성장을 이야기하고 국제행사 개최 등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학자가 잔치는 끝났다고 하는데 또 성장 타령인가 하는 생각이 나 같은 일반시민도 든다. 성장을 멈추고 새로운 삶의 양식을 성찰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은 쉼 없이 달려온 사회다. 경제는 세계 10위권이지만 행복지수는 한참 낮은 병든 상태다. 병증은 여러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분법의 적대적 혐오, 양극화와 민주주의 위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우울증 OECD 1위, 기후 악당국 오명 등이다. 이제 탈성장을 생각해야 할 때다.

이명박,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은 또다른 성장에 지나지 않으며 재난을 틈타 돈을 더 모으는 재난 자본주의이며 농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 있다. 탈성장, 생태 혁명은 가난한 자, 소수자와 함께 해야 하는 인간성 회복의 혁명이기도 하다. 우리는 비만인 채로 텔레비전 앞에서 광고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상품을 소비한다. 광고에 찌든 개인의 무의식을 바꾸어 새로운 실재와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분자적 혁명이 필요하다. 동네 공부방, 독서모임, 지역 공동체 등이 중요할 수 있는 이유다.

탈성장은 다양한 사고와 행동방식이 합쳐진 인문적 성찰의 종합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궁핍이 아니듯이 탈성장은 결핍이 아니다. 성장을 숭배하는 종교를 개종해야 한다. 덜 일하고, 덜 소비하고, 자발적 가난, 나눔, 사랑, 연대, 정동을 실천해야 한다. 태양, 핵, 수소에너지 모두 지구자원에 기생하고 있다. 숙주인 자원이 바닥나면 어떤 에너지도 가능하지 않다. 빌 게이츠가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 스밀은 2030 탈탄소화는 망상이며 탐욕적 습관을 줄이라 한다. 일반인이 생각해도 인구와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어떤 성장이 유익한지 꼭 사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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