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인하보다 유가 상승폭 커
경유차 비용 절감 목적 좌절
"향후 유류비 계속 오를 전망"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복도로에 있는 한 알뜰주유소 앞에 주유하려는 차들이 늘어섰다. 마산합포구 일대 다른 주유소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9일 이 주유소 기름값은 휘발유가 1875원, 경유가 1880원이다. 경유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싼 주유소 중 한 군데였지만 일대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이날 기준 경남 휘발유 평균값은 ℓ당 1921.67원, 경유값은 1917.71원을 기록했다.

오전 11시께 밀려들어 온 차량 5대 중 3대는 경유 주유 차량이었다.

마산합포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2100㏄ 이상 승합 경유 차량을 운행한다. 박 씨는 "집이 근처기도 하지만, 이 주유소가 그나마 싸다"고 말했다. 박씨는 경유값이 더 비싸진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씨는 애초 경유값이 휘발유값 80% 정도 수준이어서 유류비 절감 목적으로 경유 차량을 구매했는데 이제 난감해졌다. 그나마 출퇴근용이라 한 달에 2번 정도 5만 원씩 주유한다. 그럼에도 경유값 상승이 부담된다.

진주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박민수 씨도 휘발유 차량을 운행하지만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박 씨는 "경유값이 역전된 이유는 아무래도 유류세 인하 정책 영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씨에게 운전은 업무상 필수 조건이다. 싼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못하고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유류비 부담은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 9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한 알뜰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되고 있다.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5원 비싸다. /주성희 기자
▲ 9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한 알뜰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되고 있다.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5원 비싸다. /주성희 기자

이날 오피넷 누리집 확인 결과 마산합포구 내 36개 주유소 중 23곳, 김해시 175개 주유소 중 83곳, 함안군 55개 주유소 중 26곳이 휘발유값과 경유값이 같거나, 경유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 측은 경유값이 역전한 이유를 "유류세 인하 정책이 적용되고 있지만 국제 유가 상승률이 더 높다. 경유는 애초에 원가가 비쌌던 제품이라 역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석유 값은 지난해 11월 12일 기준 유류세 20% 인하로 ℓ당 116.3원, 이번 인하 정책으로 추가 57.4원이 인하돼 총 173.7원이 할인되지만 상승률은 그보다 더 가파르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와 이번 달 첫째 주 국제 경유값은 615.67원 차이가 난다.

휘발유값은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20% 적용 시 1ℓ162원 인하에 이번 10% 가 추가돼 총 244.2원이 인하됐다. 지난해 12월 첫주와 이달 첫주 ℓ당 국제 경유값 차이는 492.84원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를 겪던 2020년 3·4분기 때 휘발유 1300원대, 경유 1100원대 가격은 이제 없을 것"이라며 "국제유가 추세를 보면 앞으로 유류비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정유사들도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유류비 인상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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