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논개에 초점 실감 재연
시민 참여 "슬픔·의지 공감돼"
5∼7일 진주성 의암에서 공연

1일 오후 7시 23분, 진주 동성동 예술중심현장 3층 현장아트홀. 통로 양옆 객석에 앉아있던 50여 명이 무대 위를 넘나들며 실경역사뮤지컬 <의기 논개> 공연 연습을 시작했다. ▶2일 자 18면 보도

이내 배우들의 노랫말로 공연장 안이 가득 찼다. "진주 남강 푸른 물결 / 우리의 세상이 흐른다 / 우리의 사랑이 흐른다." 뒤이어 "우리들의 아이들을 위해 횃불과 죽창을 들라"는 가사가 귀에 쏙 박혔다. 반주와 어우러진 음색이 좌중을 압도했다.

또 다른 장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 선량한 백성들을 살려내자며 의병장이 결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의병들은 10만 대군을 이끌고 진주성을 침략한 왜군에 의해 무참히 쓰러지고 만다. 게임이라도 하듯 깔깔거리면서 조선인을 하나둘 살해하는 왜군 만행이 이어진다. 이에 논개가 나서 "원하는 무엇이든 하겠다"며 조선인을 살려달라고 왜장에게 제안한다. 이를 받아들인 왜장이 논개와 함께한다. 달빛과 함께 춤을 추겠다는 말에 흥이 오른 왜장. 논개는 그를 꼭 끌어안고 강으로 투신한다.

오는 5~7일 오후 8시 20분 진주성 의암에서 막을 올리는 <의기 논개> 본 공연에서 이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뮤지컬은 백성을 지키고자 왜적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의로운 정신과, 전쟁으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데 주안점을 둔 작품이다. 극단 현장이 2006년 초연한 후 15년간 45회 공연됐다. 꾸준히 수정 보완되다 올해 처음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 현장아트홀서 열린 뮤지컬 <의기 논개> 연습 현장에서 논개(왼쪽·이미주 분)에게 왜장(최동석 분)이 칼을 겨누고 있다.  /최석환 기자
▲ 현장아트홀서 열린 뮤지컬 <의기 논개> 연습 현장에서 논개(왼쪽·이미주 분)에게 왜장(최동석 분)이 칼을 겨누고 있다. /최석환 기자

<의기 논개>는 3년 만에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대면 행사로 치러지는 '제21회 진주 논개제'(5~8일) 기간에 공연된다. 이번 공연에는 전문 배우 10명·현대무용단 2명을 비롯해 일반시민 38명(시민극단 10명·경상국립대 극예술연구회 5명 포함)과 진주지역 초등학생 6명 등 50여 명이 출연한다.

이번 작품에서 단역을 맡은 진주시민 유지수(27) 씨는 "진주 대표 축제의 뮤지컬 공연에 일반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했다"며 "나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뮤지컬에 참여하면서 논개라는 인물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고 그 시기 사람들의 심정과 두려움, 이기겠다는 의지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도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시민배우로 참여한 최병호(26) 씨는 "기회가 있으면 관객 앞에 서보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때 지인이 추천해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며 "왜병역을 맡았기에 어려울 게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 고난의 연속이었다. 많은 분의 지도를 받은 덕에 점점 나아지는 왜병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감사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 연출을 맡은 극단 현장 소속 김진호 배우는 초창기 <의기 논개>는 논개와 최경회 장군의 관계, 최경회 장군과 삼장사의 죽음 등을 다뤘지만, 지금은 이런 내용을 없애고 오로지 논개와 백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5년간 꾸준히 변화를 줘 온 작품"이라며 "뮤지컬화는 관객의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형식의 변화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의기 논개> 이야기를 보시고, 부디 눈과 귀가 즐겁고, 마음은 따뜻한 시간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의 055-746-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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