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과 신문 협업해 지역뉴스 전달
소멸 위기 맞설 힘 키우는 자양분 되길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 상표를 붙인 흑맥주, 조미료 제품인 '미원' 상표를 활용한 팝콘,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가 손잡은 한정판 운동화까지. 요즘은 섞이는 게 대세인 시대인가 보다. 기업들은 동종 또는 이종 간 협업을 통해 감성과 재미를 곁들인 이색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언론이라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 KBS창원이 지역신문과 협업한 '신문브리핑-풀뿌리언론K'를 내놓았다. 저녁 뉴스인 <뉴스7경남>의 한 코너지만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에 지역신문 기자와 기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신문쟁이'와 '방송쟁이'는 취재현장에서 '특종'을 잡고자 경쟁하는 사이며, 매체 환경이 달라 섞이기 어려운 사이였다. 그동안 라디오 방송에 신문기자가 출연해 기사를 정리하거나 이슈를 전달하는 사례는 꽤 있었지만, TV 방송에서 지역신문 로고가 박힌 기사를 떡하니 소개하고 기자까지 연결한 시도는 그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풀뿌리언론K는 기존 언론에서 시도하지 않던 파격적인 포맷의 저널리즘 콘텐츠인 건 분명해 보인다.

방송에는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등 지역 일간지를 비롯해 뉴스사천, 한산신문 등 지역 현안을 주로 다루는 9개 매체가 함께하고 있다. 김현수 KBS창원 보도국장은 "'신문브리핑-풀뿌리언론K'는 이례적인 방송사와 신문사의 협업"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통해 경남도민에게 더 지역적이고 더 깊이 있는 뉴스를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에 호평도 이어진다. KBS창원 시청자위원회는 "<뉴스7경남>에서 매주 한 차례 방송하는 '신문브리핑-풀뿌리언론K'가 경남지역 신문사의 언론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풀뿌리언론K는 방송과 신문이라는 각기 다른 브랜드가 협업을 통해 내놓은 기획상품이다. 말표 맥주나 미원 팝콘처럼 열광하는 협업제품이 되려면 콘텐츠가 강렬해야 한다.

그동안 방송에서 보지 못한 진짜 지역 이슈가 소개되고, 방송이라는 전파를 통해 영향력이 커져 꽉 막힌 지역 문제를 뚫어낼 때만 시청자들은 독특한 경험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건강한 지역언론이 지역사회에 가져다주는 부가가치는 크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리를 파헤쳐 예산 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그동안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은 각자도생에 몰두하는 형국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소멸이라는 공동 대응 과제를 안고 있다.

풀뿌리언론K가 지역소멸이라는 공포에 맞설 힘을 키우는 데 자양분이 되길 응원해본다. 신문과 방송의 컬래버 작품은 매주 수요일 <뉴스7경남>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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