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 기록화 사업 마쳐

국립진주박물관은 조선시대 대형 화약무기 규격과 구조를 파악하고자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조선시대 대형 화약무기 3차원 디지털 기록화 사업'을 지난 3월 마쳤다.

이번 조사 연구사업은 현자총통, 지자총통, 불랑기포, 쌍신포, 구포, 홍이포 등 대형 화약무기 10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중량 정밀저울, 3D 스캐너, 이동식 X선 형광 분석기(p-XRF, 문화재 표면에 X선을 조사해 시료를 파괴하지 않고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 내시경 카메라 등 정밀 측정 장비를 활용해 조선 대포 규격을 비롯해 표면 특징, 내부 구조, 주성분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 홍이포 3D모델링 단면. /국립진주박물관

화약무기, 특히 무게가 무겁고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던 대형 화약무기는 그 시대 최고 금속기술의 집약체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는 수량이 100여 점에 불과한데다 크고 무거워서 이제까지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먼저 고중량 정밀저울을 사용해 정확한 무게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3D 데이터로 길이와 두께는 물론 심지 구멍 크기까지 정밀하게 측정했다.

둘째, 3D 가시화 렌더링을 이용해 제작 과정을 가늠할 수 있는 표면 특징 데이터를 확보했다.

셋째, 일부 화약무기에서 화약이 폭발하는 약실의 직경이 포신보다 좁아지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 홍이포 3D모델링 투과 이미지. /국립진주박물관

또한 같은 시기에 제작된 동종 화약무기라 해도 내부 길이, 포구 직경 등 세부 치수가 동일하지 않고 약실의 부피가 달라 개별 화포마다 다른 거푸집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X선 형광 분석기로는 대형 화약무기의 성분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립진주박물관은 2018년부터 조선시대 무기 연구를 시작해 2020년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 Ⅰ-소형화약무기〉를 발간했다. 올해는 국내에 남아있는 대형 화약무기를 종류별로 선정해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화약무기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전물(화약, 격목), 발사체(대형화살, 탄환, 비격진천뢰)를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 Ⅱ-중·대형화약무기〉에 담아 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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