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초기 증상은 기억력 저하
혼자 일상생활 점점 어려워져
화낼 경우 환자 더 당황할 수도
느긋하게 안심시키려 노력해야

한국 노인(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은 2021년 기준 10.3%이다. 2050년이 되면 16.1%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 나이대별로는 65~69세 1.3~3.6%에서 85세 이상 30.5~32.2%로 급격히 증가한다. 치매센터 누리집(nid.or.kr)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치매 환자 현황과 증가 추세를 알아보고, 경남도립양산노인전문병원과 광역치매센터가 발간한 <치매환자와 즐겁게 사는 법>을 통해 상황별 치매환자 돌봄 대처사례를 알아본다.

◇고령화로 치매환자 증가 추세 = 한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기준 857만 7830명이다. 수명 연장과 고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선진 7개국(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에서 더욱 현저하다. 특히 일본은 1990년 80세 이상 인구가 약 2%를 차지했으며, 2040년에는 14%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노인 비중이 2015년 13.1%에서 2060년 40.1%로 늘어날 전망이다. 2000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26년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일본보다 10년 정도 빠른 속도이다.

고령화로 말미암아 치매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18년 10.2% △2020년 10.3% △2030년 10.6% △2040년 12.7% △2050년 16.1%로 갈수록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돌봄 부담이 가족에 집중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성인 10명 중 1명이 '비공식 조호자'로 치매 가족을 돌보고 있다. 한국도 가족이 주로 환자를 돌보는데, 주조호자의 대다수는 여성(68.5%)이다.

◇치매 정의와 치료 = 치매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이다. 치매에서 기억력 저하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변화와 다르다.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며, 그 외 전두측두엽 치매 등이 있다.

현재 치매 치료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라기보다 증상이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에 가깝다. 통합 치료관리가 이뤄지는데 의료·간호·복지·작업치료·물리치료·전문 요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처 방법을 환자와 가족에게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치매 돌봄사전 = 치매는 병을 앓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가족과 사회 전체에 숙제가 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기억력 저하가 문제이지만, 점차 주변 사람과 대화에 지장이 생기고 판단력이 흐려져 여러 부적절한 행동이 나타난다. 식사·목욕·옷 입기·대소변 가리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혼자 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광역치매센터가 발간한 <치매환자와 즐겁게 사는 법>에서 주요 내용을 발췌해 치매 돌봄사전으로 안내한다.

△옆집에 들어가서 자기 집이라고 소리칠 때: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잖아요"라고 야단치거나 화를 내면 환자는 당황해 하고 더 화를 낼 수가 있다.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정은 이웃들에게 미리 이해를 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당황하지 않도록 친절히 대해주고, 가족을 만나게 해주면 환자는 안심한다.

△한밤중에 큰소리로 이야기할 때: "지금은 한밤중이고, 내일 이야기하세요"라고 핀잔을 주면 안 된다. "이 방은 어두워요, 밝은 곳에서 이야기를 하지요"라며 장소를 옮기고, "이야기를 해서 피곤하시죠"라며 차를 마시게 하는 등 안정을 취하게 유도한다. 치매 환자는 초조 증상이 동반되는 때가 잦다. 초조는 의식의 혼돈이 없이 나타나는 부적절한 언어·음성·운동을 말한다. 초조 증상은 낮에도 보이지만 밤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사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할 때: "가족인데, 엄마 나 잊어버렸어요?"라고 반응하면 환자는 혼란해지고 불안한 상태가 되기 쉽다. 야단치거나 바르게 가르쳐 준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지남력'은 시간·장소·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치매 환자는 초기에 시간에 대한 지남력이 상실되고, 점차 장소와 사람에 대한 지남력도 상실하게 된다. 환자 말을 인정하고 응대해주는 것이 안심시키는 방법이며, 몇 번이라도 느긋하게 반응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울을 보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때: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이 아빠잖아"라고 소리치거나 조호자가 거울에 비치게 하면 안 된다. 치매환자는 실제 존재하는 자극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인한다. 때로는 드라마 주인공이 슬픔에 우는 장면을 보면서 친구가 슬퍼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거울을 치우는 것이 좋고, 복잡한 구조물이나 가구는 환자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에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실 아닌 곳이나 속옷에 대소변을 볼 때: "거기는 화장실이 아니잖아요"라거나 "왜 그러세요. 그만 좀 하세요" 등 소리치지 않도록 유의한다. 속옷에 실수해도 거칠고 난폭하게 옷을 갈아입혀서는 안 된다. 대소변이 나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므로 야단을 쳐도 효과가 없다. 배설 패턴을 파악해 일정한 간격으로 미리 화장실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급성 요실금 증상은 요로감염 탓인 경우가 많으므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기를 권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발병하는 치매 증상과 관련해 도움을 받고 싶다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를 이용하면 된다.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24시간 365일 연중무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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