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사진관 인기에 점포 늘어
다양한 소품·저렴한 가격 장점
"기성세대와 차별화 주효"분석

'밥 먹고 커피 먹고 이제 뭐하지?'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났다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난제다. 요즘 1020세대들은 셀프 사진관에서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찍는다. 얼핏 20여 년 전 추억의 스티커 사진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카메라와 거울, 조명이 설치된 간이 부스에서 4000원을 내면 총 4 장의 사진을 담은 인쇄물 두 장이 나온다. 자동 보정은 기본이고 자기 피부색에 맞는 배경색까지 고를 수 있다. 1020세대들은 이를 '4000원의 행복'이라 부른다.

2017년에 문을 연 셀프 사진관 원조격인 '인생네컷'은 창업 5년 만에 전국에 318개 매장을 두고 있다. 경남에는 18개 매장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인생네컷으로 검색하면 게시글이 84만 8000여 개나 나온다. 인생네컷 인기에 힘입어 비슷한 유형의 셀프 사진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친구들과 함께 창원의 한 셀프 사진관을 찾은 김가은(26·마산회원구) 씨는 "친구들이랑 시내에서 만날 때마다 가는 편"이라며 "화장을 안 해도 보정을 해주니 좋고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아서 그냥 놀러 올 때도 많다"고 말했다. 친구 사이인 박규리·이수현(16) 양도 "친구들이랑 추억 남기고 싶을 때 온다"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찍은 사진을 집 벽에 붙여두고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1020세대 사이에서는 매장별 특성도 공유된다. 평소 셀프 사진관을 자주 찾는다는 안시현(19) 씨는 "새로운 셀프 사진관이 생기면 친구들과 꼭 가본다"면서 "특히 더 잘 나오는 방이나 매장이 있으면 서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셀프 사진관. 내부에는 다양한 소품이 구비돼 있다. /박신 기자
▲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셀프 사진관. 내부에는 다양한 소품이 구비돼 있다. /박신 기자
▲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셀프 사진관. 한쪽 벽면에는 인화된 사진이 가득 붙어있다. /박신 기자
▲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셀프 사진관. 한쪽 벽면에는 인화된 사진이 가득 붙어있다. /박신 기자

셀프 사진관 인기가 계속되면서 업체들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점별로 다양한 주제를 선택해 실내공간을 꾸미고 소품을 구비해 뒀다. 인생네컷은 디즈니 캐릭터 등 1020세대에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프레임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셀프 사진관에서 인화한 사진을 보관하는 포토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사진과 달리 세로로 긴 까닭에 보관에 어려움을 겪던 고객들이 선호한다. 여자친구와 왔다는 강태욱(24·진해구) 씨는 "셀프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관하려고 전용 포토북을 샀다"면서 "사진을 찍고 나서 보관하는 게 문제였는데 보기 좋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생네컷 영남지사 김민규 전무이사는 "고객 중 1020세대 비율이 70~80% 되다 보니 젊은 층을 겨냥한 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셀프 사진관에서 단순히 사진만 찍고 가는 게 아니라 귀여운 소품을 가지고 노는 공간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상덕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MZ세대는 기성세대 문법을 거부하고 차별화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셀프 사진관은 이런 특성에 딱 맞는 공간"이라며 "자기 입맛에 맞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이를 SNS에 올려 자랑도 할 수 있다보니 일반 사진관보다 셀프 사진관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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