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칠산초·분성중과 훈련
장거리 선수 나홀로 경쟁 탈피
올해 전국체전 남녀우승 목표

2020년대 초반, 인라인스케이트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이후 열기는 서서히 식었지만, 여전히 롤러 보드나 익스트림 스포츠로 마니아층 중심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대중적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경남도청은 롤러팀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이다. 특히 아시안게임 남녀 금메달리스트 2명이 도청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다.

도청 소속으로 뛰던 손근성이 2010년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 스피드 EP 1만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손근성은 10년간 도청 소속으로 뛰다가 2020년도 전북체육회 플레잉코치로 떠났다.

롤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는 빠졌다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됐으며, 손근성은 3위에 올랐다.

▲ 앞쪽 경남도청 롤러팀 선수들 뒤를 김해 분성중과 칠산초교 선수들이 따르면서 워밍업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 앞쪽 경남도청 롤러팀 선수들 뒤를 김해 분성중과 칠산초교 선수들이 따르면서 워밍업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남자 선수들에게, 특히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선수에게 군 면제는 달콤한 유혹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군역 면제를 받는다. 손근성은 롤러 종목에서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를 받은 선수다.

여기에 뒤지지 않는 선수가 올해 경남도청으로 이적해왔다. 안이슬(30)이다. 2010년 광저우에서 T3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다.

안이슬은 3월 18~19일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대비해 맹훈련 중이다. 주종목인 T300m뿐만 아니라 1000m, 3000m 계주까지 노리고 있다.

여기에 남자부 박건우(27)·현웅(25) 형제가 도전장을 내민다. 박건우는 단거리가 주종목이고, 박현웅은 중거리 1000m가 주종목이다. 특히 3월 아시안게임 선발전은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을 겸해 이들 형제도 야심 찬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도청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 3명을 영입했다. 선수단은 남자 6명, 여자 5명으로 모두 11명 규모다.

도청 선수단은 지난해 12월 초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오전에는 마산 숙소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오후에는 스케이트를 타거나 무학산·청량산 등을 등반하면서 하체 근력강화훈련을 하고 있다.

24일 오후 창원롤러스케이트장에서 도청 선수단이 훈련을 했다. 스케이트장 주변 러닝 후 고무줄놀이 비슷하게 점핑 훈련으로 호흡과 체온을 끌어올린 후 롤러를 신고 트랙을 돌면서 워밍업을 했다.

이날 눈에 띄는 건 선수단이 11명인데, 실제 트랙을 도는 선수는 20명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김해 칠산초등학교와 분성중학교 선수들이 함께 훈련에 참가했다.

▲ 경남도청으로 이적한 안이슬이 24일 오후 점프 훈련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 경남도청으로 이적한 안이슬이 24일 오후 점프 훈련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김정순 도청 감독은 "경남에는 김해칠산초교, 분성중, 김해건설공고, 창원 우암초교, 남산고에 롤러 선수가 있다"며 "어린 선수와 우리 선수가 함께 훈련하면서 얻는 게 많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성인 선수와 함께 훈련하는 어린 선수들은 자세나 기술 등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선수는 스파링 상대가 없으니 혼자 트랙을 50바퀴씩 돌아야 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함께 돌아줌으로써 동기부여도 되고 기록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른바 '윈윈'이 이뤄진다.

김 감독은 "재능 기부를 하지만, 우리가 얻는 것도 많다"며 "1년 내내 서로 대회 참가 등으로 창원을 떠나는 경우가 아니면 함께 훈련하면서 모두가 기량을 향상해갈 수 있어 좋은 훈련 모델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올해 목표로 "전국체전 남녀 동반우승"을 꼽았다. 도청 팀인 데다 도체육회 지원도 받는 팀인지라 어쨌든 전국체전 성적을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다. 도청팀은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남녀 동반우승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전국체전이 열리지 않았고, 2021년에는 고등부만 개최돼 올해 전국체전에서 동반우승하면 사실상 2회 연속 동반우승이다.

차가운 기온 속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마다치 않는 이들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