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실수 탓 인류 멸망할 뻔한 적 많아
북한 도발 행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

1983년, 인류가 멸망할 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매우 심각한 '우발적 핵전쟁'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9월 26일 0시. 미국의 핵 공격을 감시하는 소련 '세르푸호프-15 관제센터'에 비상경보가 울렸습니다. 소련 조기경보 인공위성으로부터 "미국이 ICBM 1발을 소련으로 발사했다"는 경보가 전달되었습니다. 곧 1발이 5발로 늘어났습니다.

당시 관제센터의 당직사령이었던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는 요즘 말로 '멘붕'에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당시 국제 상황은 핵전쟁이 언제 일어나도 당연할 정도로 악화된 냉전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인류 멸망의 시작이 한 사람의 판단과 손끝에 달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는 정신을 차리고 냉철하게 판단한 후, 인공위성과 컴퓨터 판단의 오류라고 상부에 보고하였습니다. 보고를 받은 소련 상부와 관제센터 관계자들은 피가 마르는 몇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핵 미사일 발사 경보는 인공위성이 햇빛을 ICBM 발사 섬광으로 잘못 인식해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그마한 판단 착오나 사람의 실수로 온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우발적 핵전쟁'이라고 합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이런 실수나 오류가 냉전 시기에 한두 번이 아니라 무려 150번 넘게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 1급 기밀로 분류되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을 세계 시민들이 알고 있었다면 발 뻗고 잘 수 있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제1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토론회에서 "우리에게 회복할 수 없는 침략적 도발 행위를 할 것이 확실시될 때" 선제타격을 하겠다며 신년 초에 말했던 선제타격론을 구체화했습니다.

과연 누가, 어떻게 북한의 도발 행위가 확실시 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요즘 잘나가는 AI(인공지능)가 판단 내리면 될까요? 우리 목숨을 AI에 맡기고 '우발적 핵전쟁'이라도 나기를 바랍니까?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는 물지 않습니다. 정말 무섭고 힘 있는 개는 짖기보다 조용히 상대를 응시하며 공격하고 방어할 때를 계산하고 기다립니다. 적에게 맞서고 적을 제압할 힘을 기르며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 준비가 되어 있으면 떠들지 않아도 적은 두려워합니다. 상대를 쓸데없는 말로 자극하고 도발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날이 오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고 선포합니다. "파라벨룸(Parabellum)."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그리고 평화를 해치는 입을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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