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 8㎿급 시제품 설치
이달말 시운전 6월 상용화 예정
풍속 낮은 국내 환경에 특화 모델

두산중공업이 국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기를 시운전한다.

두산중공업은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8㎿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설치를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이달 말 시험 운전을 거쳐 오는 6월 국제인증을 따내고 나면, 상용화 준비도 마무리된다.

8㎿ 해상풍력발전기는 2018년 에너지기술평가원 국책과제로 개발을 시작했다. 발전 용량으로도, 크기로도 한국 풍력발전기 중 최대 규모다. 타워 높이만 130m에 날개(블레이드)까지 포함하면, 전체 높이는 N서울타워(236.7m)에 육박한다. 세계적으로도 8㎿ 규모 풍력발전기 개발 역량을 갖춘 나라는 영국과 중국, 한국뿐이다.

두산중은 아직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관심이 덜했던 2005년부터 풍력발전 기술에 투자해왔다. 한국은 유럽 해상풍력단지가 집중된 북해와 달리, 풍량이 약하고 불규칙하다. 태풍도 많아 날개 강도나 각도 조절 기능이 정교해야 한다.

두산중 풍력 기술은 국내 환경에서도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비를 최적화한 점이 핵심이다. 이 발전기는 풍속 초속 11m에서 8㎿ 출력을 내고, 평균풍속 초속 6.5m라는 저풍량 환경에서도 30%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 두산중공업이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두산중공업
▲ 두산중공업이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 /두산중공업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는 3㎿·5.5㎿급 발전기는 본체(너셀) 안에 증속 기어가 들어 있지만, 8㎿ 발전기는 기어 대신 직접 구동형 발전기를 적용했다. 동력 전달 장치를 단순화해 안정성·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유지 보수 비용도 낮췄다. 그래서 본체 크기는 오히려 5.5㎿급보다 가볍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 BG장은 "태풍이 잦고 풍속이 낮은 한국 환경에 특화된 모델"이라며 "기존 3㎿, 5.5㎿급 발전기에 더해 국내 최대 용량인 8㎿급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게 됐다. 국내 풍력기업들과 협력해 70% 이상인 부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국내 풍력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남 도내에 많은 협력업체가 생기려면 풍력 발전 수요가 앞으로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국가 에너지 정책은 풍력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친화적으로 흐르고 있다. 주요 발전사가 공급해야 할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비율(RPS)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2.5%까지 올랐다. 오는 2026년부터는 25%까지 상향 조정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해 12월 17일 '공급인증서발급 및 거래운영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는데, 해상풍력 개발에 필요한 부품 국산화 비율이 50%를 넘으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가중치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두산중은 이미 지난해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 기자재 공급계약을 맺는 등 이 분야에서 점점 성과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최초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선정한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두산중은 풍력 발전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지난해 창원 본사에 풍력발전 제2공장을 준공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해상풍력 수주 물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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