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환경문제는 삶의 질을 논할 때 가장 우선해야 하는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탄소제로 달성을 앞당기기로 하는 등 에너지 부분에서 화석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온실가스 발생 비중이 높은 화력 발전소 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남도는 뚜렷한 대책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삼천포화력발전소와 하동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발암 의심 물질인 나프탈렌 체내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경남도 차원의 눈에 띄는 대책이 없는 것은 도민 건강권보다 화력발전소 이익을 위하는 것과 다름없다.

김현철 경남도의원은 18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삼천포화력발전소와 인근 마을의 거리는 500m에 불과한데, 발전소 비산먼지, 소음, 악취가 직접적으로 주민 건강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발전소 배출허용 기준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는 현재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경남도가 대기질 개선을 위한 대기환경관리 시행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창원·진주·김해·양산·고성·하동 6개 시군은 들어가 있으나 화력발전소가 있는 사천은 빠져 있다.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한 법률·경제·금융·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인 기후솔루션의 석탄화력 조기폐쇄 건강편익 분석 보고서에는 삼천포 초등학생의 나프탈렌 체내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높다고 돼 있다. 성인은 거의 세 배나 높다. 연간 985명이 우울증을 겪고 135명이 호흡기 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도 들어있다. 하동화력발전소 주민 피해는 우울증 1477명, 사망 827명으로 예측돼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솔루션은 경남과 주변지역 소재 석탄발전소가 모두 가동되면 국내 연간 조기사망 피해의 약 8%가 경남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 예측이라면 경남도가 팔을 걷고 나서도 부족한 것이다. 경남도는 사천이 빠지게 된 경위를 밝히고 경남도 전체의 환경 개선 대책도 확실히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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