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동소극장 공모사업 선정
람사르 습지 인증 추진 이끈
황새 '봉순이'조명 연극 제작

올해 람사르 습지 인증을 추진 중인 김해시 화포천 지역 주민과 단체, 예술인들이 화포천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을 수탁운영하는 '자연과사람들'(대표 곽승국)은 지역 극단 회현동소극장이 김해문화도시센터 사업 공모에 선정돼 화포천 사람들과 화포천에 날아온 황새 봉순이를 조명하는 연극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이 화포천을 공부하며 무대에 서는 이 연극은 오는 3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회현동소극장 이정화 대표는 "김해문화도시센터 '시민+' 공모에 시민 참여 연극 <화포천 사람들>(가칭)을 신청해 선정됐다"며 "화포천 주변 태은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화포천을 홍보하는 연극을 한림면 체육관에서 공연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곽승국 대표(국제슬로시티김해 운영위원장)는 지역 주민과 지역 예술인이 화포천을 알리는 연극을 제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황새 봉순이>란 책이 만들어졌는데 황새 봉순이는 화포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주남저수지나 우포늪과 달리 화포천은 2004년 쓰레기와 폐수가 가득했지만, 지역민과 단체뿐 아니라 2008년 봉하마을로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친환경농법 등으로 화포천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화포천도 변화하기 시작해 람사르 습지 인증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화포천습지에서 황새가 발견된 것은 2014년 3월 일본에서 인공 번식한 황새 '봉순이'가 처음이다. 이후 2018년에 야생 황새 4마리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또 2021년 4월 6일 화포천습지 인근 황새 인공 방사장 연못에 다시 황새가 날아와 눈길을 끌었다. 황새가 자주 날아와 서식한다는 것은 화포천이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생태환경을 갖췄다는 뜻이다.

▲ 2018년 김해 화포천에 모습을 드러낸 황새 4마리. /김해시
▲ 2018년 김해 화포천에 모습을 드러낸 황새 4마리. /김해시

2004년 화포천 습지 조사를 시작한 자연과사람들은 2012년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을 수탁운영하면서 화포천 보호,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람사르 습지 인증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김해시와 함께 준비한 가을 화포천 일몰·일출 구경 프로그램은 인기를 끌었다. 주민과 함께 준비해 보람있었던 2019년 반딧불이 생태축제는 코로나 탓에 2년간 멈춘 상태다. 하지만 2010년부터 겨울마다 매주 화·금요일 독수리 먹이 주기 행사는 계속 펼치고 있다. 지난 금요일엔 독수리 225마리가 화포천으로 찾아왔다.

또 김해화포천생태관광협회는 2017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화포천습지 주변 마을 주민들과 화포천이 함께하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어은마을, 태은마을, 한림 1·2·3구 마을 5개 마을 소식과 화포천 습지 이야기를 담은 신문과 소식지, 옛날사진 모음집 등을 만들었고, 현재는 협회 블로그와 유튜브로 화포천을 널리 알리고 있다.

조수진 화포천습지생태관광협회 사무국장은 "태은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이 마을회관에서 하룻밤 묵어가도록 마을기업을 운영할 계획이고, 캘리그래피 활동가들과 주민이 함께 만든 시집을 오는 2월 발간해 박물관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화포천 주민들 움직임을 소개했다.

김해관광두레 주민사업체인 봉자매협동조합 활동도 눈에 띈다. 봉자매는 아줌마 5명이 화포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화포천에 날아온 황새 봉순이 이름을 따서 봉자매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봉자매는 화포천습지를 기반으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체험과 사업을 연구 중이다.

곽승국 대표는 "화포천은 죽었던 하천이 생명을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고, 화포천 주변 15개 마을과 하천을 따라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포천에서는 월 최대 12개 생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연 1만 4000명이 체험에 참여하며, 재방문율도 3회 이상이 35%일 정도로 체험하는 순간 진가를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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