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토끼 '빨리빨리'에 경종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숲 속 친구들이 땅을 파고 낙엽을 뒤지며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다. 다람쥐가 어디다 뒀는지 잊어버린 도토리를 찾는 중이다. 느림보 토끼가 알고 있다. 친구들은 신기해한다. 느림보라 놀림을 받던 토끼가 그것을 안다는 게 놀랍다. 토끼가 대답한다. "난 느려. 그래서 빠른 너희들이 보지 못하는 걸 봐. 난 느려서 꽃잎이 활짝 피는 걸 볼 수 있어. 난 느려서 벌들의 엉덩이춤을 볼 수 있어. 난 느려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는 걸 볼 수 있어."

빠르다고 인식하고 있는 토끼의 특성을 정반대로 느림보로 만든 착상이 재미있고 '빨리빨리'의 우리네 속성에 비판을 가한 점 또한 교훈적이다.

우리나라 1호 구연동화작가로 불리는 박미정 작가가 그림동화책 <느리니까 보여요>(사진)를 펴냈다. 박 작가는 2016년 한국아동문학회에서 동시로 등단했고 같은 해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와 소년문학이 주관한 구연동화작가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1호 구연동화작가가 됐다.

<풀이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을래>는 2019년 청소년북토큰도서에 선정됐고 2020년엔 우수환경도서로도 선정됐다. 2020년에 펴낸 <풀꽃은 왜 자꾸 말을 걸어올까>도 환경부장관상을 받아 그의 필력을 증명했다.

박 작가는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와 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아동문학회에선 이사로 있다. 그림도 직접 그렸다. 책과나무. 26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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