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경남 원전기업 매출 정상화"
항공우주청 설립 등 추진
서부경남 소외론 맞춤형 공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발표한 경남 10대 공약은 원전산업 정상화, 서부경남 발전에 방점이 찍혔다. 경남 바닥 민심의 불만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가장 먼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원전 생태계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하며 "서부경남에 한국형 나사(NASA)를 만들어서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탈원전 정책 폐기, 경남 1호 공약 = 윤 후보의 공식적인 경남 1호 공약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원전산업 정상화'이다. 공약집에는 "문재인 정부의 재앙적인 탈원전 정책으로 경남 원전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경남이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경남 일정에서 탈원전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두산중공업과 관련 기업들이 탈원전 정책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도 수차례 강조했다. 창원 봉암공단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는 "탈원전으로 여기 뿌리산업 봉암공단 기업들도 매출이 절반으로 급감했다고 한다"며 "원전 관련 기업 생태계가 지금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을 폐쇄하고는 대선이 끝난 후인 내년 4월부터 전기료를 인상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매출이 급감한 경남지역 원전 기업들의 매출이 다시 과거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탈원전 정책을 탈탄소 정책으로 바꿔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신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섞어 탈탄소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게 윤 후보 측의 주장이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4일 경남을 방문했다. 윤 후보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을 방문하고 나오며 시민들과 주먹인사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4일 경남을 방문했다. 윤 후보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을 방문하고 나오며 시민들과 주먹인사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소외감 서부경남권 표심 공략 = 윤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메가시티 추진 과정에서 소외 불안감이 큰 서부경남지역 발전 공약을 내세웠다. 양산과 김해시 등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보다 국민의힘 지지기반인 서부경남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약집에서도 '항공우주청 설립 및 서부경남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개발'을 약속했다. 경남 우주항공산업 기반을 활용해 위성·소재 부품 개발지구를 조성하고, 지역인재와 기업이 항공우주 신산업을 창업하고 개척할 수 있는 기반인 항공우주 제조혁신타운을 조성하는 방향이다. 경남도가 추진해온 사업과 같다.

'국립트라우마 치유복합단지·서부경남 의료복지타운 조성'도 공약했다. 지역 간 불평등 해소, 소멸 고위험지역의 의료서비스 공동화 현상 방지를 위해 의료 취약지인 서부경남에 의료복지타운 선도사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 밖에도 △경남형 교통망 대폭 확충·광역생활권 기반 조성 △디지털 신산업 육성 및 교육인프라 확충으로 융합형 청년 일자리 창출 △경남특화형 농식품 수출가공클러스터 조성 △남해안 신문화관광벨트 구축을 내걸었다.

과거 대선에서 경남 득표율이 결정타였다는 점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발언도 나왔다. 윤 후보는 "경남은 독재에 항거해 민주화 도화선이 되었고 경제성장을 이끌며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무엇보다 경남은 국민의힘을 키운 어머니와 같은 곳"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메가시티 내세우며 맞불 =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방문한 날, 경남도당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직속 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김두관·송기도) 경남지역 출범식을 열었다. 대통령 선거기간 경남 조직 활동과 함께 지역 실정에 맞는 균형발전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김두관 민주당 균발위원장은 이날 "경남은 5극3특체제의 첫걸음인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축"이라며 "초광역체제 개편의 막중한 과업을 가지고 있다"며 말했다. 아울러 "부울경메가시티특별법 제정 추진을 통해 조직과 재정, 권한을 명확히 해 추진에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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