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아시안게임 대비 담금질
고강도 체력훈련으로 기량 향상
4개 체급 새얼굴 세대교체 속속

황희태(43) 남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특유의 '체력 유도'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는 데 그쳤던 한국 유도는 지난해 11월 남자 대표팀에 황희태 감독을, 여자 대표팀에 김미정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10일부터 창원 마산대학교에서 전지훈련 중인 황 감독을 12일 만났다. 훈련장에는 김원진(-60㎏급·안산시청), 김민종(+100㎏급·용인대) 등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포함해 김찬녕(-66㎏급·국군체육부대), 이은결(-73㎏급·용인대) 등 22명이 땀 흘리고 있었다. 2022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등을 거친 선수들은 오는 3월 열리는 최종선발전을 통과하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한다.

-감독 부임 후 첫 동계 전지훈련을 창원에서 하는데, 훈련해보니 어떤가.

"날씨도 따뜻하고 마산대뿐 아니라 경남도·경남도체육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첫인상이 좋았다. 학교에서 유도장보다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해주고, 선수들이 경남스포츠산업육성지원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게 해줘 아주 만족스럽다."

-전지훈련지로 창원을 선택한 배경은.

"김재식 경남도청 유도팀 감독, 배재진 마산대 유도부 감독 등 권유가 있었다. 대표팀이 경남에서 훈련하는 건 처음이다. 유도는 파트너가 많아야 한다. 저희가 온다고 더 많은 팀이 모여서 선수들도 최상의 조건에서 훈련한다."

-국가대표팀 지도자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됐는데.

"한국 유도가 2016년 리우올림픽(은 2·동1),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제가 미흡하나마 조금 더 열심히 해서 2024년 파리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게끔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저를 선택해주셨다.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려고 한다."

▲ 황희태 남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진을 찍고 있다. /류민기 기자
▲ 황희태 남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진을 찍고 있다. /류민기 기자

-한국 유도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체력적인 게 가장 크다. 그간 대표팀 훈련을 너무 자율적으로 시켰다. 아무리 선수가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도 지도자가 옆에 있으면서 훈련하는 것과 엄연히 차이가 난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서는 일정 단계를 뛰어넘기가 어렵다. 그렇다 보니까 체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도 스타일은 어떤가.

"훈련에서만큼은 강압적인 편이다. 한국 유도는 선수를 몰아붙여 극한에 이르는 상황에서 한 단계 도약하곤 했다. 훈련량도 어마어마했다. 저도 그런 스타일을 추구하고 그렇게 훈련시키고 있다. 선수들 체력도 월등히 좋아지는 게 보인다. 그렇다고 옛날 방식을 추구하거나 구타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몰아붙이는 스타일이지만 훈련 내용은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체력 유도를 되찾는다고 보면 되겠는가.

"그렇다. 일본보다 기술은 약하지만 체력은 좋고, 유럽보다 힘은 약하지만 기술은 좋은 한국 유도 색깔이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없어졌다. 경기 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선수들 기술이 너무 단조롭고 한 가지 기술만 구사했다. 체력이 부족하니 다른 걸 하면 불안했기 때문이다. 되치기 안 당할 기술만 늘다 보니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체력적인 부분이 요구되는 이유다."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훈련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라 선수들에게 다가서는 데 조금 부족해서 고민하고 있다. 개인 면담을 할 때면 부드럽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좋게 말하려고 하니까 빙빙 돌려서 하게 되더라.(웃음) 훈련 시간 외에는 장난을 치려고도 한다. 선수들도 장난을 걸어온다."

-목표는.

"우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대회만큼 성적을 내는 거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체력 유도를 되찾겠다. 과도기이기 때문에 성적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국 특유의 색깔은 100% 보여주겠다."

남자 대표팀은 7개 체급(-60㎏, -66㎏, -73㎏, -81㎏, -90㎏, -100㎏, +100㎏)에서 3개 체급을 제외하고 새 얼굴로 구성되는 등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은 창원에 오기 전까지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상대와 거듭 대련하며 기술 습득에 나선다. 선수들은 자신만의 기술을 완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담금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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