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방출·4명 영입 선수단 구성
변화 폭 적어 호흡 맞추기 좋아
선발·교체 구분 없는 성장 도모
경기장 내 소통 능력 향상 주력

강한 바람과 함께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11일 오후 김해 국제하키경기장. 선수들은 하프코트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미니게임을 하고 있었다.

국군체육부대를 포함해 국내에 4개밖에 없는 하키 실업팀인 김해시청하키단이 동계훈련에 한창이다. 지난달 시작해 한 달을 넘기고 있다.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는 허상영 감독은 "선수단 나이를 낮추고자 애쓰고 있고, 올해에도 4명을 영입해 신구 조화를 꾀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허 감독은 첫해에는 6명, 지난해 7명 선수를 교체했지만 올해는 교체 인원이 2명뿐이다.

선수단 쿼터 자체를 2명 늘려 22명으로 구성하면서 내보낸 선수는 2명이고, 영입 선수는 4명이다. 선수단 변동폭이 적으니 그만큼 호흡을 맞추기는 좋은 환경이다. 올해 전체 선수단 규모는 지도자 3명을 포함해 25명이다.

▲ 11일 오후 김해국제하키장에서 허상영(오른쪽 둘째) 김해시청 하키단 감독이 훈련이 끝난 후 선수단과 대화하고 있다.
▲ 11일 오후 김해국제하키장에서 허상영(오른쪽 둘째) 김해시청 하키단 감독이 훈련이 끝난 후 선수단과 대화하고 있다.

하키는 양팀 11명씩 22명이 뛰는 종목이다. 하지만, 한번 교체아웃된 선수는 다시 출전하지 못하는 축구·야구와는 달리 배구·농구처럼 수시로 선수를 바꿀 수 있다. 한 번 교체아웃된 선수일지라도 곧바로 다시 경기장에 투입될 수 있다.

그렇기에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된 18명 모두가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 피치로 투입될지, 투입돼 몇 분을 뛸지는 경기 흐름과 감독의 판단에 따를 뿐이다.

허 감독이 이번 동계훈련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게 이 부분이다.

'주전급'이 아니라 '주전'으로 기량과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 우승, 대학실업연맹전 3위를 기록했지만 경남도체육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국체전에서는 8강전에서 탈락하면서 체면을 구긴 김해시청은 올해는 반드시 전국체전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도 다부졌다.

배종석(35) 주장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전관왕"이라고 짧게 말했다. 실업팀이 출전하는 대회는 모두 5개인데 모조리 휩쓸겠다는 다부진 결의다.

사실 김해는 하키 연계육성이 잘 돼 있는 곳이다. 배종석도 김해서중-김해고 졸업 후 순천향대-국군체육부대를 거쳐 김해시청에 입단했다.

김해는 남자 하키에서는 김해서중-김해고-인제대-김해시청으로 연계육성하고 있다. 여자부는 김해여중-김해여고-인제대로 이어진다.

여자 실업팀이 없는 건 시도대항인 전국체전에서 대학부와 일반부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뛰기 때문이다.

국군체육부대를 포함해 남자 실업팀이 4곳인데 여자실업팀은 6팀에 이른다. 대학팀과 실업팀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도체육회 입장에서는 중복투자가 된다.

하지만 대학팀과 실업팀은 엄연히 실력 차가 난다. 전국체전에서 간혹 대학팀이 결승에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대진 추첨에서 일찌감치 실업팀 간에 맞붙게 되면서 대학팀이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이다.

김해시는 오는 2024년 전국체전 개최도시이다.

▲ 김해시청 하키단 선수들이 하프코트에서 미니게임으로 훈련하는 모습이다.  /정성인 기자
▲ 김해시청 하키단 선수들이 하프코트에서 미니게임으로 훈련하는 모습이다. /정성인 기자

허 감독은 이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상무를 포함해 성남시청, 인천시체육회, 김해시청 등 남자부는 실업팀이 4개인데, 대진 추첨에서 1차전이나 2차전에서 실업팀을 만나더라도 극복하고 결승까지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며 "대진운에 맡기지 않고 실력으로 우승할 수 있도록 최대한 팀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2024년에 모든 걸 걸 수는 없고 올해부터 차근차근 전국 최강을 호령하던 김해시청의 위상을 되찾고자 힘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허 감독이나 선수단이나 아쉬운 부분은 있다. 전국에서도 선도적으로 김해시 삼방동에 국제하키경기장을 만들었지만, 2019년을 끝으로 하키협회 공인 유효기간이 끝났다. 공인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 전국에 국제 공인 하키장은 충북 제천에 있는 청풍명월하키장, 강원도 동해시 썬라이즈국제하키장뿐이다.

3월 말 열리는 춘계연맹전은 기후 영향으로 거의 김해에서 열렸는데, 공인 자격이 종료됨에 따라 올해는 제천이나 동해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썬라이즈 같은 경우 3~4월까지도 눈이 내리고, 제천도 김해보다는 기온이 4~5도 낮아 경기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

허 감독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아쉽다. 일단 김해 국제하키장이 다시 국제 공인을 받으려면 피치에 깔린 인조잔디를 전부 교체하고 전광판과 조명도 개선해야 한다. 그러고도 4억~5억 원에 이르는 공인 심사비를 내야 해 적어도 20억 원 이상 투자해야 하는데 2024 전국체전에 맞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2019년 춘계연맹전 이후 김해에서 연계육성하고 있는 모든 팀이 전국대회에서 홈 구장인 김해에서 경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허 감독은 이날 오후 훈련이 끝난 후 선수단과 대화에서 "아다시피 하키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미니게임을 통해 피치 안에서 선수들이 서로 소통하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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