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징 문양·허위 문구 사용
융자사업 빙자 금융사기 발생도
노동부 "전화상담 유도 안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한 페이지. 이름에는 '금융'이라는 단어를 넣고 대문 사진에는 태극 문양을 게시했다. 해당 페이지 광고 게시물 속 해시태그(#)가 달린 핵심어는 '전국민생계자금'. '연 3.9%'에 신청 한도는 '최대 1억 원'이라며 "예산 소진 시" 신청을 마감한다고 적었다. 첨부한 영상은 를 연상케 하고, '10년 안에 갚으면 되는 전국민안심대출'이라는 자막도 달렸다.

광고 게시물을 확인하면 광고대행사가 관리하는 한 대부업체 누리집으로 연결된다. 페이스북 광고와는 다르게 '최저 금리'가 3.9%고, 최대 연 이자율은 20%라고 설명한다.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은 연 25%, 대통령령은 20%로 규정한다.

유사한 다른 한 페이지는 아예 대문 사진에 대한민국 정부 상징 문양을 넣고 '서민' '금융지원' 등 단어가 든 이름을 쓰고 있다. '정부 지원'이라는 단어가 든 이름을 쓰는 페이지도 있었다. 제1금융권 은행원 김모(38) 씨는 "마치 공공기관에서 서민 대상 융자 지원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광고"라며 "정확하게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면 실제 대출까지 이어질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시민을 유혹하는 대출 광고와 더불어, 아예 정부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을 빙자한 금융사기도 일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융자 제도는 생계가 어려운 노동자에게 저금리로 생계비를 융자하는 고용노동부 사업이다. 혼례비부터 자녀학자금, 의료비, 부모요양비, 장례비, 임금감소생계비, 소액생계비, 자녀양육비로 쓰일 돈을 빌려준다. 1인당 최대 2000만 원 한도, 연 이자율은 1.5%다.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광고 페이지. '정부지원' 등 단어를 이름에 쓰고 태극 문양이나 정부상징 문양을 대문 사진으로 쓰면서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갈무리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광고 페이지. '정부지원' 등 단어를 이름에 쓰고 태극 문양이나 정부상징 문양을 대문 사진으로 쓰면서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갈무리

고용노동부는 최근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 등을 빙자, 전화 상담을 유도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 전자금융사기를 시도하는 사례가 일어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서 수행하는 생활안정자금 융자사업 안내 문자메시지는 근로복지공단 콜센터 전화번호(1588-0075나 1644-0083)로 보내진다. 전화를 이용한 상담은 유도하지 않는다. 특히, 생활안정자금 융자는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신청할 수 없다. 근로복지공단을 찾거나 우편, 누리집(welfare.kcomwel.or.kr) 신청만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 인터넷 주소를 누르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만약 금융사기가 의심되는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받았다면 경찰(112), 인터넷진흥원(118), 금융감독원(1332)으로 신고하거나 상담하면 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