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 길재섭 〈아들아…〉 출간
"현대사 관통 보통사람 생활사"

살면서 몇 명이나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평생 살아온 길을 책으로 엮어낼 수 있을까. 마음먹은 이는 많을지 몰라도 그것을 실현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아들아, 살아보니 사랑이더라>는 길재섭 KNN 기자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을 빌려 쓴 전기요, 다큐멘터리다.

"이 책은 칠십 몇 년을 훌쩍 건너뛰는 노부부의 기억이자 기록이다. 부모님 두 분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나의 뿌리를 캐는 일이었고 의미를 넓히면 격랑의 현대사를 재현하는 일이었다. 두 분의 삶은 우리 현대사를 받치고 있는 평범한 이들의 생활사였다."

책 앞쪽에 부모가 살아온 길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연표로 편집했다. 193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단위로 나타내고, 상단에 부모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을 표시했다. 아래쪽은 다시 반을 갈라 위쪽은 아버지 '홍주'의 역사, 아래쪽에는 어머니 '화미'의 삶이 기록돼 있다. 가운데에는 공통의 여정이 적혀있다.

이야기는 1936년 아버지 길홍주의 출생에서 시작된다. '영변 소년 홍주'. "평안북도 영변군 연산면 화천리 동골. 1936년 2월 25일, 홍주가 태어난 곳이다. 동골 마을에는 10여 채 남짓되는 집들이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 '황주 소녀 화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참 읽다 보면 대하소설을 읽는 느낌도 든다. 대화체를 끌어들인 서술형식 때문인지 이야기 속에서 드라마도 느껴진다. 미디어줌. 283쪽. 1만 8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