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구간 적응 훈련에 박차
5년간 볼넷 증가·박진감 하락
"변화 안착에 선수 협력 절실"

2022년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두고 심판과 타자의 묘한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2년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이 예전보다 넓어져서다.

박종철 KBO 심판은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심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선수와의 마찰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고자 심판들은 휴가를 20일 정도 반납하고, 지난 11일 훈련을 시작했다.

프로야구 심판들에게 12월과 1월은 '휴식기'다.

그러나 KBO가 2022년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고, 이를 정지택 총재가 신년사에서 공언하면서 심판들은 휴가를 반납했다.

KBO 야구규칙은 스트라이크 존을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플레이트 상공'이라고 정의했다.

심판위원회는 "야구 규칙이 명시한 스트라이크 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실질적으로는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11일 첫 훈련에서 심판들이 체감한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는 '공 하나 정도 높아진 수준'이다.

타자들은 '예전에는 볼이었던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가 됐다'고 반발할 수 있다.

▲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 사무국 산하 심판위원회 소속 1·2군 심판들이 올해부터 바뀐 스트라이크 존(S존) 적응을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 사무국 산하 심판위원회 소속 1·2군 심판들이 올해부터 바뀐 스트라이크 존(S존) 적응을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심판들도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이 익숙하지 않다. 투구궤적추적시스템(PTS·Pitch Tracking System)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공을 심판이 볼로 보는 사례가 꽤 됐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심판들에게 "예전보다 '조금 높다'라고 생각한 공을 스트라이크로 봐야 한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했다.

KBO리그 볼넷 수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볼넷 남발은 야구 경기 박진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2017년 4520개였던 볼넷은 4622개(2018년), 4749개(2019년), 5314개(2020년)에 이어 2021년에는 5892개로 늘었다. 2016년 5373개의 볼넷을 넘어선 역대 최다 수치였다.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 나왔고, KBO는 '볼넷을 줄이고, 경기 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택했다.

KBO 심판들은 "많이 보고 익숙해져야 한다"며 휴가를 반납하고, 조기 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동의와 협조가 있어야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이 KBO리그에 자리 잡을 수 있다.

허 심판위원장은 "스트라이크 존 확대는 심판만의 문제가 아니다. 타격 자세를 바꾸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가. 심판에게도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코치와 선수가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수원 심판은 "시즌 초에는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이 모두에게 낯설 수 있다. 그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면 감수하겠다"며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철 심판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는 심판에게 주어진 엄청난 숙제다. 그래서 휴가를 반납하고 훈련을 시작했다"며 "타자들과의 마찰도 각오하고 있다. 타자들에게도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을 체감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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