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송년호 기사로 사연 소개
고승하 아름나라 이사장 '화답'
교사·학생들 "선행 이어지길"

푼푼이 모은 돈으로 세밑에 연탄나눔을 한 진주 대아중학교 학생들 사연에 감동한 예술가가 작사·작곡한 노래를 선물했다.

50년 이상 음악 활동을 해 온 고승하 사단법인 아름나라 이사장(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은 지난 11일 <경남도민일보> 송년호 '공동체 덥히는 3.65kg 36.5도 온기' 기사를 보고 노래를 만들었다며 연락을 해왔다.

고 이사장은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학생들에게 곡을 꼭 전달해달라며, 학생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기사는 대아중 2학년 7반 학생들이 1년간 반에서 자신들이 정한 규칙을 위반했을 때 벌금을 모아 연탄을 때는 진주 상봉동 노인 가구 3곳에 220장씩 총 연탄 660장을 기부한 현장 이야기를 담은 '공존이 생존' 기획이었다.

노래 제목은 '웃음 번지는 골목'이다. 가사는 "삼점육오 킬로~ 연탄 한 장 무게~ 삼십육점오 도~ 한 사람의 체온~/ 연탄을 옮기는~ 이학년 칠반 학생의 따뜻한 손길들이 모여 골목을 데운다/ 규칙을 정하고 어기면 벌금이 삼백 원 담임은 제안하고 학생은 따르고/ 벌금쯤 내도 괜찮아 오히려 기쁜 걸 할머니 웃음이 사르르 번지는 골목~".

고 이사장은 "감동이었다. 기사를 잘라내고 노랫말을 엮어서 노래로 만들었다. 예전 김근태 전 국회의원이 살아계실 때 그분 주도로 북한에 연탄 보내기 운동을 했는데, 그때 아름나라를 불러주셔서 서울 어딘가에 가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며 노래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아름나라는 1989년부터 아이들의 입말로 살아 있고 꾸밈없는 노래를 만들어 공연하는 단체로, 현재 창원, 대전, 대구 등 전국 6곳에 있다.

노래 선물을 받은 대아중 2학년 7반 담임 교사와 학생들은 자랑스러워했다.

김의곤 담임은 "고 이사장님과 통화했다. 아쉽게도 방학이라 직접 곡을 전달하지는 못했지만, 단체톡으로 공유했다"며 "음원 파일을 들은 학생들이 헌정곡에 '우와~' 하며 뿌듯해했다. 교육 차원에서 한 활동인데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하동건 학생은 "연탄 배달이 조금 힘들었지만 다 함께해서 그런지 보람차고 친구들의 우정이 더 쌓이는 거 같아서 좋았다. 연탄 봉사 노래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고 자랑스럽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학급 친구들과 연탄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상 학생도 "우리가 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노래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전달돼 무척 신기했다. 이번 일이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져서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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