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됐겠다. 여동생이 카톡으로 기사 링크를 하나 보내왔다.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집 근처 의류 수거함에 유기한 20대 친모가 검거됐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제대로 보지 않고 대충 넘겼다가, 뒤이어 온 메시지를 훑고는 화들짝 놀라 다시 채팅방으로 돌아왔다. 링크 전송 1분도 채 되지 않아 동생이 덧붙인 말, "우리집 옆 내가 옛날에 오빠한테 옷 버리고 와달라고 한 곳." 아기 유기 장소로 지목된 곳은 동생 자취방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의류 수거함이었다.

기사 속 상황 설명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기가 의류 수거함에서 발견된 건 지난 19일 밤 11시 반쯤입니다. 헌 옷을 수거하던 업자가 수건에 싸인 아기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 당시 아기는 탯줄까지 달린 상태였습니다. 20대 여성은 지난 18일 오후 아이를 버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임신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될까 두려워 아이를 몰래 낳은 뒤 탯줄 달린 상태로 수거함에 버렸다는 거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얘기다.

친모는 이 일이 있기 전엔 경남에 살았던 모양이다. 지난해 5월 28일 한 살과 세 살짜리 아들을 창원에 있는 한 전세방에 내버려 두고 외출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고 한다.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건지 잘은 몰라도 이런 식으로 양육할 거였다면 왜 아이를 낳은 걸까. 친모는 어쩌다 또 아이를 낳아서 몇 년 전 내가 헌 옷을 버렸던 의류 수거함에 유기까지 하게 된 걸까.

배경이 어찌 됐든 용서받지 못할 일을 했다. 10일 늦은 밤 떠오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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