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하는 딸의 '고발 발언'
노동 현장 청소년 부당대우 많아

"아빠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우리 편의점 사장 엄청 이기적이래요. 별로 실력도 없으면서 자기 사업만 챙기고, 알바하는 아이들 휴식 시간 없이 일만 시키고 있어요." 노동하며 살아갈 딸아이를 생각하니 필자는 딸과의 대화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학교이다. 학생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학생이 일하는 모습을 평범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청소년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재학생 38%, 특성화고등학교 학생 48%, 학교 밖 청소년이 53%나 된다고 한다. 특히 매년 6만 명씩 학교 밖 청소년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이야기는 무의미한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더 이상 청소년 노동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청소년 노동자들이 모르고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이것은 문제다. 임금 차별을 받거나 폭언에 시달리는 등 노동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경험은 평생을 간다고 한다. 그런데 노동자로서의 첫 경험이 부당한 대우였다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우리 대부분은 노동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사회가 노동에 대하여 그리고 노동자조차도 노동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예비지식을 갖추지 못한 채 노동자가 되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그것이 부당한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만일 알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사회에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저임금을 논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임금은 노동자와 사용자 간에 자유롭게 정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힘 있는 사용자에 의해 임금이 너무 낮게 책정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노동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강도 높은 노동이나 긴 노동시간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에 노동하는 사람들은 자기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단결을 외치며 집단 투쟁으로 이어진다.

경남교육청은 청소년 스스로가 권리를 찾아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동인권 교육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노동인권 교육을 담담할 수 있는 교육연수를 시행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다양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활동도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해서는 노동인권 보호와 안전한 실습 환경 보장을 위해 노동인권 교육은 더욱 내실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노동에 대한 편견과 그 배경, 유럽 등 선진국의 노동교육 사례를 알려주며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할 일부 교육자 중에서 왜 노동인권 교육을 반대하는지 궁금하다. 청소년들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좋다는 것인지, 왜 노동 현장에서 보호받으며 권리를 주장하면 안 되는지. 어린 청소년들을 정당하게 대해 주는 어른들과 사회 분위기를 빨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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