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띠 창작극 〈미드나잇…〉 14일 초연 앞두고 맹연습
유령이 된 청년 직업체험…차별 세태 꼬집는 코미디

9일 오후 2시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도파니아트홀. 창원 극단 미소 소속 주요한 배우를 기다리는데 여성 비명이 들렸다. 틀림없이 공연장 쪽에서 난 소리였다. 비명이 들린 곳을 눈으로 훑었다. 닫힌 문 앞에 공연장 입구를 가리키는 표시가 있었다.

'제일리는 집으로 돌아가다 사신을 마주한다. 사신은 제일리를 지옥으로 안내하는데….' 공연 포스터에 적힌 연극 줄거리를 보고 비명이 난 이유를 알아챘다. 귀신을 보고 놀라는 장면을 연습 중이구나!

곧이어 주 배우가 연기지도차 아트홀에 도착했다. 함께 공연장으로 들어갔더니 중고등학생 5명이 공연장에 모여있었다. 창원 극단 미소 산하 단체인 청소년극단 아띠 소속 배우들이었다. 이들은 오는 14~15일 초연하는 연극을 연습하고 있었다.

작품 제목은 <미드나잇 고스트 파티>. 극단 미소 관계자 도움을 받아 아띠 소속 배우들이 직접 창작한 공연이다. 김해 진영제일고 김효민 학생이 이번에 처음 극본을 쓰고, 연출도 함께했다. 2020년 10월 창단한 청소년극단 아띠 소속 배우가 만든 창작극이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 9일 오후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청소년극단 아띠 단원들이 첫 공연을 앞둔 <미드나잇 고스트 파티>를 연습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9일 오후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청소년극단 아띠 단원들이 첫 공연을 앞둔 <미드나잇 고스트 파티>를 연습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주 배우 지도에 따라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부당 해고를 당한 25세 제일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한 뒤 공동묘지에서 사신과 유령을 마주하는 상황으로 장면이 넘어갔다. 여기서 사신은 유령들에게 제일리의 직업을 찾아주라고 제안한다. 유령들은 사신 뜻에 따라 직업 체험을 시켜준다. 제일리는 이들 도움으로 요리사·연예인 등 여러 직업을 체험한다. 호러물로 여겼는데 알고 보니 직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연극이었다.

올해 고3이 되는 김효민 학생은 연습 현장에서 연출의 변을 이렇게 밝혔다.

"유령과 사신이 나오긴 하지만, <미드나잇 고스트 파티>는 호러물이 아니라 코미디극이에요. 모든 직업은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서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는 "누가 무슨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든 직업의 의미는 다르지 않다"며 "직업 차별이 사회에 만연한 데 사회가 특정 직업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공연을 보러오는 모든 분이 자신의 직업에 자신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드나잇 고스트 파티>는 도파니아트홀에서 14일 오후 4시와 15일 오후 2시·5시 등 세 차례 공연된다. 관람료 무료. 문의 010-4920-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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