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 학교 통합 공감·노력 덕
타 사례 같은 편견·차별 분쟁 없어

서울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지방에서보다 수도권에서 본교와 분교에 대한 편견 내지 차별이 훨씬 큰 것을 알았다. 애초 본교니 분교니 논쟁은 본교는 서울, 분교는 지방 이런 인식이 있어 그럴 것이다.

아나운서 출신 국회의원이 입학 당시 분교였던 대학이 졸업 후 이원화 캠퍼스로 본교가 된 것을 모르고 분교 지방대였지만 블라인드 채용으로 아나운서 공채에 합격했다고 해 본교가 된 수원캠퍼스 재학생들에게 해명 아닌 해명을 한 일이 있었다.

같은 대학명이지만 본교와 분교를 완전히 다른 학교로 본 케이스로, 지방 분교 출신 재학생이 서울 본교 캠퍼스에 캠퍼스 교류 차원이지만 학생회 임원으로는 못 들어오게 한 일도 있었다.

학생수 감소로 소위 지방거점 국립대들이 통합하면서 남의 일 같았는데 대도시 국립대가 중소도시 국립대와 통합하면서 서울 못지않은 본교-분교, 다른 용어로 본캠이니 분캠이니 이런 게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까지 생겼다.

1990년대 필자가 졸업한 옛 경상대가 옛 경남과기대와 통합 추진할 때 제일 먼저 통합되는 옛 경남과기대 재학생들을 상상했다. 통합 전부터 일부지만 재학생이나 교수도 여러 이유로 통합을 반대해 통합 이후가 더 문제 되겠구나 생각했다. 나름 논리를 세웠다. 과거 역사가 훨씬 오래되고 부울경에 수산해양 쪽 선배들이 든든했던 1995년 통영수산전문대학 통합과는 달리 동일 과도 많고 같은 진주시내권이기도 해서 같은 뿌리의 국립대라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 실제 옛 경상대와 옛 경남과기대 두 국립대 역사를 보면 1911년 경남과기대가 설립되고, 1948년 경남과기대에서 진주농대, 즉 경상대가 나왔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경상대가 종합대학이 먼저 되고 규모가 훨씬 커져 1대1 통합이지만 경상대가 통합을 주도하는 형태가 되었다.

이런 사연을 잘 아는 옛 경상대 총동문회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생존이 걸린 문제라 대외 대학본부를 옛 경남과기대에 두더라도 통합에 기꺼이 찬성했다. 통합되는 작은 대학에 대학본부를 둔 것이다.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이후 초대 경상국립대학교 권순기 총장님은 물리적 공간이 부족한 큰 행사를 제외하고, 옛 경남과기대 칠암캠퍼스에 계시며 칠암캠퍼스 대강당에서 크고 작은 대내외 행사를 진행했다. 통합 경상국립대학교의 대학본부는 옛 경남과기대 칠암캠퍼스라는 것을 언론과 지역사회, 교직원에게 인식시켰다. 지방거점국립대학 최초로 설립되는 공군ROTC학군단이 옛 경남과기대 칠암캠퍼스에 유치되기도 했다. 리모델링도 먼저 해 나갔다.

1995년 경상국립대학교와 통합한 통영캠퍼스는 어떨까. 통영시장과 통영수협이 지역에 하나뿐인 국립대 살리기에 힘을 모았다. 경상국립대학교 통영해양대생에게 통영시 전입 시 연 30만 원 총 12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통영수협에서도 매년 장학금을 지급했다. 경상국립대학교의 대학통합도 감사하지만 본캠이니 분캠이니 서울서 대도시에서 싸우는 모습을 안봐서 정말 다행이다.

형제끼리 싸우고 부부싸움 매번 하는 집안치고 잘되는 집안 없다. 경남 교육 문화 예술의 중심도시 인구 35만 진주시의 경상국립대학교가 앞으로 어느 지역 대도시 국립대와 통합해도 본교 분교 캠퍼스 논쟁은 훨씬 적을 것이다. 계속된 대학 통합으로 노하우가 쌓인 것이다. 지금껏 해온 통합전략처럼 이것이 또 하나의 경상국립대학교 경쟁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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