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심판 11일 단체 훈련
타자 키 맞춘 규약집 내용 적용
볼넷 줄어 경기 시간 단축 기대

프로야구 심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처음으로 1월에 단체 훈련을 한다.

올해부터 바뀐 스트라이크 존(S존)을 적용할 참이라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BO 사무국 산하 심판위원회에 속한 1·2군 심판 55명은 오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모여 스트라이크 존 적응 연습을 시작한다.

그다음 주부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의 양해를 얻어 두 구단의 2군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 챔피언스파크에서 3주간 훈련하고 2월 1일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개막에 맞춰 각 구단의 동계 훈련지로 이동해 연습을 이어간다. 이후 각 팀의 연습경기, 3월에 열리는 시범경기에서도 심판들은 계속 각자의 스트라이크 존 정립을 위해 매진한다.

정지택 KBO 총재는 2022년 신년사에서 "이번 시즌부터 타자 키에 맞춰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 존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심판위원회는 야구 규칙집에 나온 대로 스트라이크를 적용할 참이다. 선수 키에 맞춰 100% 정확한 판정을 할 수 없다더라도 최대한 스트라이크 존을 원칙대로 운영할 계획이다.

2021년판 KBO 야구규칙을 보면, 스트라이크 존은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뜻한다. 규칙대로 적용하면 스트라이크 존은 분명히 예년보다 확대된다.

이번 조처는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고육책 중 하나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일본·미국·도미니카공화국 등에 밀려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적지 않은 야구인들이 KBO리그보다 훨씬 넓은 국제대회 스트라이크 존에 타자들이 적응하지 못한 걸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게다가 KBO리그에서는 투수들의 볼넷 남발로 경기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 타자도, 투수도 적극적으로 던지고 쳐 경기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6일 "개인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더라도 스트라이크존이 예전보다 너무 좁아졌다는 공감대가 심판들 사이에서 이미 형성됐다"며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지 않으면 야구가 전반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규칙 규정대로 스트라이크 존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로 존 내외곽 보더라인에 걸친 공도 이제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다. 높은 쪽 스트라이크 존도 스트라이크가 될 확률이 커진다.

좋은 제구 능력을 지닌 투수가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서도 유리한 지위를 이어간다. 또 하이 패스트볼과 포크볼·커브 등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가 스트라이크 콜을 더 많이 받는다.

허 위원장은 "심판들도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바꾸기를 무척 어려워한다"며 "자주 공을 보는 수밖에 없어 11일 단체 훈련부터 개인당 200∼300개씩 배팅 머신의 볼을 보는 식으로 스트라이크 존 감각을 키워가게 유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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