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중·고교 23개 팀 참가
온라인 학습·유적 방문 병행
후기·사진공모전도 호응 커

경남도교육청이 후원하고 경남도민일보가 진행한 '2021 우리 고장 역사통일문화탐방'이 학생들에게 현장 중심 역사 교육의 재미를 다시 한번 건넸다. 2021년은 '경상남도교육청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 시행 첫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어 조례 제정 취지와 그 내용에 충실히 하고자 애썼다.

지난해 5월 교재용 책자 전면 개편을 시작으로 지난달 16일 거제 외포중학교를 끝으로 오프라인 탐방 마무리, 최근 중·고교 무료기증 도서 발송·전달로 한 해 사업 마침표를 찍었다.

◇학생 안전 우선, 온-오프라인 병행 진행 =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에는 온라인 탐방용 영상과 책자 제작, 이에 기초한 온라인 탐방으로 변화를 줬다면 대유행 둘째 해인 지난해에는 온라인 탐방과 오프라인 탐방을 병행했다. 여전한 방역 위기에 학생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1년 반 넘게 온-오프라인 수업을 오가며 야외 현장 학습은 거의 못 한 학생들에게 최소 숨통은 틔워 주고자 10개 팀 10회로 한정해 오프라인 탐방을 시행했다. 다만, 학생 감염 예방을 먼저 고려해 몇 가지 변화를 꾀했다. 버스 내 한 칸씩 띄워 앉기가 가능하도록 최대 인원 20명으로 제한했다. 또한, 장거리 이동에 따른 방역 문제와 함께 모여 식사를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탐방지를 학교 소재지 시군이나 차로 30분 안팎 거리의 인근 지역으로만 한정했다. 프로그램 진행도 오전 현장 탐방, 점심은 학교 내 식당, 학교 내 너른 강당이나 교실에서 오후 실내 교육으로 바꿨다.

▲ 지난해 11월 29일 진주 동중학교 학생들이 2차 진주성 전투 뒤 논개가 왜장을 품고 남강에 뛰어들었다는 장소인 촉석루 위에서 임진왜란 당시 1·2차 진주성 전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지난해 11월 29일 진주 동중학교 학생들이 2차 진주성 전투 뒤 논개가 왜장을 품고 남강에 뛰어들었다는 장소인 촉석루 위에서 임진왜란 당시 1·2차 진주성 전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교재용 책자 <2021 우리 고장 역사통일문화탐방> 제작과 함께 창원시를 포함한 18개 시군 중 절반의 온라인 탐방 영상을 개편했다. 온라인 탐방 신청을 하면 해당 팀에 책자가 전달되고, 이 책자 내용과 함께 탐방 홈페이지(gnhistory.com/kr/)와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공식 채널에 탑재한 18개 시군 20개 지역(창원시 = 마산·창원·진해)별 탐방 동영상에서 탐방지 정보를 얻게 했다.

지난해 온라인 탐방에는 10개 학교 14개 팀 약 400명이 참가했다. 오프라인 탐방 전 도내 모든 중·고교에 홍보용 책자를 한 부씩 전달했으며, 별도로 도내 269개 중학교와 198개 고교에 무료기증 도서 두 권씩 모두 934권을 건넸다.

◇소중했던 현장 체험 학습, 뜨거웠던 반응 = 코로나19가 '현장 체험 학습' 소중함을 일깨워준 계기가 됐을까? 지난해 오프라인 탐방 참가 학생들은 어느 해보다 적극적이었다. 6월 말 시작하려던 오프라인 탐방은 방학,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겹쳐 11월 초에야 첫 팀이 움직였다. 9개 학교 10개 팀이 신청했지만 한 팀은 탐방 하루 앞두고 학교 내 긴급 방역 사태가 나 급히 취소했다. 거제 하청중학교(탐방지 거제), 마산삼진고교(마산), 창녕 영산중학교(창녕), 양산 물금동아중학교(양산), 진주 동중학교(진주) 등 다양한 지역 학교 9개 팀이 최종 참가했다.

특히, 지난달 11일 마산 성지여중의 함안 탐방은 함안지역 경남도의원 두 명(장종하-함안 1, 빈지태-함안 2)이 동행했다. 전체 탐방 과정도 동영상으로 담아 지역 유선방송사(LG헬로비전)에 송출했고, 경남도민일보 공식 유튜브 채널에도 탑재했다. 참가 학생들은 문화해설 강사 해설을 들으면서 옛 가야 후기 맹주였던 아라가야(안라국)의 대표 유적지인 말이산 고분군과 고분전시관 등을 둘러봤다.

▲ 거제 규장각을 탐방한 거제옥포고 김지민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 거제 규장각을 탐방한 거제옥포고 김지민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왜 현장 역사 교육이 필요한지는 학생 입으로 확인됐다. 김가은 학생(성지여중1)은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 신청해봤는데, 순장에 대해서, (고대) 무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무덤 내부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지 정말 몰랐다. 역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많은 체험을 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탐방 후기 글·사진 공모전 진행 = 온-오프라인 탐방 뒤 후기 글과 사진 공모전을 진행해 후기 글 6명, 사진 8명을 각각 뽑아 소정의 상품을 건넸다.

후기 글에는 학생들의 진솔한 느낌이 배어 있었다. 강다솜 학생(거제 외포중2)은 "옥포대첩기념관을 다녀왔는데, 도망자라고만 알았던 배설이 남긴 그 배가 이후 큰 역할을 한 점이 흥미로웠다"며 "또, 늘 장군들 시점으로만 역사를 봤는데, 면천을 위해 수군에 지원했던 당시 천민 시점에서 역사를 보니 정말 새로웠다"고 솔직한 느낌을 건넸다.

▲ 한일여고 학생이 3.15의거 발원지기념관에서 친구들과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일여고 임소윤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 한일여고 학생이 3.15의거 발원지기념관에서 친구들과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일여고 임소윤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박서연 학생(창원문성고 역사동아리 '히스토리아' 부장)은 "이번 프로그램 참가로 격주 등교로 모이기 어려웠던 1·2학년이 함께 모일 수 있었다"며 "우리 지역 역사에 기초한 '보드게임'을 부원들과 직접 만들어 동아리 발표회나 축제 때 부스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참가로 이후 동아리 활동 아이템까지 '득템'한(얻은) 셈이었다.

'재방문'을 예고한 이도 있었다. 김채원 학생(성지여중1)은 "친구들과 같이 웃고 즐기며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이번 기회가 정말 좋았다. 가능하다면 다음엔 가족들과도 (아라가야 유적지에)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창원문성고 역사동아리 히스토리아 부원들이 '한 장의 인포그래픽 만들기' 등 자체 미션을 하고 있다. 박서연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 창원문성고 역사동아리 히스토리아 부원들이 '한 장의 인포그래픽 만들기' 등 자체 미션을 하고 있다. 박서연 학생 사진 공모전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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