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은 그림자 노동으로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코로나 이후 필수노동으로 인정되면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본인은 2020년부터 2년간 경상남도 중부권 돌봄노동자 지원센터와 함께 돌봄노동자 근로조건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경상남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돌봄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재가방문 돌봄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았고, 하루 근무시간 8시간을 채우지 못해 상당수 돌봄노동자가 월 100만 원 미만의 소득수준을 보였다. 요양시설에 근무하는 돌봄노동자는 재가방문 돌봄노동자보다 고용조건과 급여 수준은 양호했지만 재가방문 돌봄노동자와는 달리 장시간 근로나 야간근무와 같은 비정상 근무 일정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다. 대체인력 부족으로 연차휴가 사용이 어렵고 휴게시간과 휴게장소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응답은 재가와 시설 돌봄노동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재가와 시설에 근무하는 돌봄노동자의 약 30~40%가 상지, 하지 및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대상자와 업무 중 마찰이 발생했을 때 돌봄노동자의 약 20~40%가 소속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해결한다고 했다.

2008년 WHO의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위원회에서는 건강불평등 완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전 생애에 걸쳐 일상 조건을 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과제로 공정한 고용 관계를 구축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공정한 고용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고용안정성, 물질적 보상 적정성, 노동자 권리 보장, 근무시간 배정 시 노동자 의견 반영, 적정 교육 훈련 기회 제공, 노동자 대표조직 존재, 노동자의 의사결정 참여와 같은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현재 돌봄노동자 근로조건이 이러한 요소 대부분에서 취약성을 보인다는 것은 자명하다.

서울시는 2013년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요양보호사 권익증진 활동과 정책연구를 하고 있으며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는 요양보호사를 포함한 다양한 돌봄노동자 권익증진을 위해 2020년 중부권 돌봄노동자 지원센터를 설립하였고 2021년 동부권과 서부권 센터가 추가 설립되었다. 경상남도 돌봄노동자들의 돌봄현실에 대한 심층적인 탐색을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데 돌봄노동자 지원센터가 구심점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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