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지선까지 온 나라가 선거 열풍
국민이 복 받으려면 복 받을 선량 뽑길

범띠 해 새해가 밝은 지 훌쩍 나흘이 지났다. 아이들 선잠 깨워 일출 보러 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계획만 거창하면 뭘 하냐는 아내의 지청구가 듣기 싫어서인지 해가 가고 오는데도 멍청히 그 길 옆에 우두커니 서 있다. 하지만 나이를 채워가고 농사일에 묻혀 산다 해도 희망이 없을 수는 없고 작지만 포부도 있다. 가족이 건강하게 하고 싶은 일 이루었으면 좋겠고 해운이 좋아 농사도 잘 되었으면 한다. 나라가 융성하고 백성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다들 복을 많이 받아 코로나19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복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대통령을 새로 뽑아야 하고 지자체장을 뽑는 선거도 있다. 벌써부터 열기가 뜨거운 걸 보면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온 나라가 선거 열풍에 휩싸일 것이다. 나라가 복 받으려면 나라를 끌어갈 인재를 잘 뽑아야 한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치를 남의 일처럼 여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정치는 공기와 같이 국민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우리 국민이 복을 받으려면 잘 뽑는 수고를 해야 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작물이 잘되고 못되고는 하늘에 매였다는 말들이 희구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리 해운이 좋지 않아도 부지런을 떨면 바라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을 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스스로 일구는 재미에 비할 바는 아니다. 빌지도 않으면서 얻으려고 하는 이들이 많아서 탈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가올 선거에서도 후보들은 전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있기는 하다. 선거 때마다 이런 저런 후보들의 잘잘못이 터지고 선거는 최선의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능력도 있고 도덕심도 강한 후보가 국민을 복되게 하리라 본다. 정치판은 권력과 돈이 생기는 자리로 인식해서인지 소위 깜이 안 되는 이들도 내가 해야 한다며 이름을 내민다. 국민이 눈을 부라려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스스로의 욕심을 마치 국민과 유권자를 위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철저히 가려야 한다.

정치는 공기와 같다고 전제했다. 그 공기를 후보와 그 주변에서만 마시면 나머지 국민은 질식해서 죽는다. 얼마 전 모 지자체장은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하고 있어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 발표도 있었고 해당 지자체도 그런 내용의 현수막까지 걸었다. 하지만 중앙 방송의 보도는 기가 막혔다. 눈 가리고 아웅이며 벌거벗은 임금님이거나 제 머리만 감추고 위기를 벗어나려는 닭보다도 못한 짓을 하고도 아직 제대로 된 응대도 없다. 대통령 후보들은 한 술 더 떠 그야말로 자고나면 터지는 점입가경이 따로 없다.

주권재민의 정치가 시작된 70년 넘게 대한민국 국민은 대단히 정치에 관심과 애정이 있었음에도 정치의 복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경제강국이 되었고 열강들이 선진국 자리에 앉혀주는 오늘날이 있게 한 원동력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식지 않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순전히 전 국민이 살려고 발버둥 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재도, 부패도, 무식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죽기 살기로 발버둥 치는 시대가 아니다. 정말로 복을 받으려면 복 받을 선량을 뽑아야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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