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최재성 부부 출산
1명 체외수정·2명 자연임신
"모두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창원에서 세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새해 활기를 전하고 있다.

1만 분의 1(세쌍둥이의 출생 확률). 그 기적은 창원에 사는 이혜정(36)·최재성(38) 부부에게 찾아왔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낮 12시 10분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분만실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세쌍둥이의 부모가 됐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두 사람은 하루빨리 아기를 만나고 싶어 시험관 시술방식을 택했다. 이 씨는 병원에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 난포를 키워 채취하고, 수정한 난포를 자궁에 이식하는 과정을 두 차례 거쳐 지난해 5월 기다리던 임신에 성공했다. 그것도 세쌍둥이인 데다 이례적으로 한 아이는 체외수정, 두 아이는 자연임신이었다.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 건이·강이·한이라고 태명을 지었다. 세쌍둥이를 가지면 유산 위험도 크고, 아기들이 건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어 불안한 마음이 컸다. 걱정과 달리 세쌍둥이는 무탈하게 엄마 뱃속에서 자라났다.

▲ 창원에 사는 이혜정·최재성 부부가 세쌍둥이를 낳아 화제다. 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마음을 담아 아이들 태명을 건이·강이·한이로 지었다. /이혜정·최재성 부부

지난해 말 출산 2주를 앞두고 고비가 찾아왔다. 출산 수술을 예약했던 병원이 소아과 인력 부족으로 협진이 어려워 일정을 취소해서다. 일주일 동안 급하게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출산을 마쳤다. 현재 산모와 세 아이 모두 건강하다.

산모 이혜정 씨는 분만 수술실 안에 세 아이가 들어갈 인큐베이터가 놓인 걸 보고 눈물 지었다고 말했다. 뱃속 공간이 작아 쌍둥이들은 몸무게가 작게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태어난 남아 세쌍둥이도 첫째 1.5㎏, 둘째 2.3㎏, 셋째도 2㎏으로 다른 신생아보다 작은 편이다. 이 씨는 "모든 부모의 바람이 그렇겠지만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 아이 아빠가 된 최재성 씨도 꿈을 이뤘다면서 들뜬 모습이었다. 누나 셋에 늦둥이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자 관계가 늘 부러웠다고 했다. 최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많이 놀지 못해 서운한 기억이 있다"며 "아버지랑 캐치볼 하는 게 꿈이었는데, 세쌍둥이와는 포수랑 투수까지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함께 야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찬후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쌍둥이가 몸무게가 작게 태어나서 호흡 곤란이나 혈당 유지가 잘 안 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건강하게 태어났다"며 "앞으로 3개월까지 모유 수유로 아이 성장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분만을 담당한 박지은 교수는 "세쌍둥이가 35주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기 쉽지 않은데 아이들이 저체중이긴 하지만 건강하게 나온 것 같다"며 "세쌍둥이에게 세상에 태어난 걸 축하하고, 산모께서 너무 잘 버텨주신 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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