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Plan) B'. 차선책 등을 의미하는 영어 표현이다. 애초 계획이 통하지 않을 때, 상황이 변했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고자 할 때 이를 준비하는 '대체 계획'을 뜻한다. 기존 계획 '플랜 A'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업무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심심찮게 쓰인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두고서도 이 표현이 나왔다.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두 기업 합병 무산에 대비한 플랜을 고민한다고 밝히면서다.

이 회장은 "지금은 기업결합 심사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므로 내년 1월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혹시라도 기업결합이 무산될 때는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기업결합 무산에 따른 차선책 고민 등 후속 조치 가능성을 언급한 건 산업은행이 2019년 1월 대우조선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 기업결합은 국내외 경쟁 당국 심사 지연 등으로 장기간 헛돌고 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 인수·합병(M&A)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 독과점 문제 등을 우려해 두 회사 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를 재개한 EU 집행위원회는 20일까지 이번 심사를 잠정 마감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매각 향방을 가를 EU 최종 판단에 거제를 비롯한 경남 지역 조선업 생태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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