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 명실상부 가야 중심지다. 전국 주요 가야유적이 도내에 분포한다. 중요 가야유적으로 평가받는 곳이 여럿이다. 일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가치를 인정받아 도 기념물에서 국가사적으로 승격되거나 새로운 문화재적 사실이 밝혀진 곳도 많다. 올해 있었던 도내 문화재 분야 이슈 가운데 세 가지를 선별해 지면에 소개한다.

▲ 김해 대성동 고분군. /경남도<br /><br /><br /><br />
▲ 김해 대성동 고분군. /경남도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
유네스코 자문기구 심사 중
내년 6월께 등재 여부 결정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첫 관문 통과 = 경남도와 각 시군 등은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청은 2022년 등재를 목표로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 대상지에 오른 곳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등 7곳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를 거쳐 2020년 10월 1~6세기께 조성된 가야고분군이 신청 대상에 올랐다.

지난 4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완성도 검토를 통과했다. 완성도 검토는 앞서 접수된 등재신청서가 형식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검토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통과했다는 건 본격적인 심사 절차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유네스코 자문기구(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심사가 진행 중이다.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 제140항에 따라 자문기구 서류심사→현장실사→두 차례 종합 토론 순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세계유산 등재 첫 관문을 통과한 가야고분군 7곳은 지난 9~10월 사이 현장실사가 끝났다. 11월 1차 종합 토론이 마무리돼 2차 토론(내년 3월)을 앞둔 상태다. 등재 여부는 2022년 6월께(7월에서 일정 변동)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도
▲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도

아라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
함안 말이산 고분군 사적 확대
총 지정 면적만 78만 3000여㎡

◇함안 말이산 고분군 사적 확대지정 = 지난 4월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묘역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사적 규모가 확대 지정됐다.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와 말산리의 낮은 구릉 일대에 분포하는 아라가야 고총 고분군인 말이산 고분군은 1963년 도항리 고분군과 말산리 고분군 두 개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2011년 사적 제515호로 통합됐다. 이번에 확대된 구역은 가야읍 가야리 일원 남문외 고분군(25만여㎡ 규모) 구간이다. 도항리·말산리 구간 고분군에서부터 북서쪽 700m 거리에 위치하는 곳이자, 과거부터 아라가야 왕릉으로 알려진 곳이다.

경남도와 함안군은 2018년과 2019년 사적 지정을 추진해왔다. 그 과정에서 6세기 대형 석실묘와 중소형 석곽묘를 발굴해 말이산 고분군 분포범위와 변천 과정, 사적 지정의 가치를 밝혀냈다. 지난 6월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열어 남문외 고분군을 말이산 고분군으로 통합해 국가사적을 확대 지정하기로 결론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이번 통합 지정으로 아라가야 존속 전 시기 최고지배층 묘역으로서의 완전성을 갖추게 됐다. 기존 1~5세기 아라가야 지배층 묘역에 이어 6세기 가야 말기 고분까지 추가됐기 때문이다. 사적 지정 면적도 크게 늘었다. 현재 규모는 78만 3000여㎡다. 이는 고대 무덤 유적 가운데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군
▲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군

경남 내륙 세력 흥망 '오롯이'
합천 삼가고분군 사적 승격
도 문화재 지정 이후 47년 만

◇삼가고분군, 경상남도기념물에서 사적으로 승격 = 소가야 대표 유적 가운데 한 곳인 합천 삼가 고분군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삼가 고분군은 합천 옥전 고분군과 함께 합천을 대표하는 가야 무덤 유적이다. 지난 10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이 최종 결정됐다. 삼가 고분군 사적 지정은 1974년 경상남도 문화재(도기념물 제8호) 지정 이후 47년 만이다.

삼가 고분군은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자굴산(해발 897m) 서쪽 사면부터 이어진 야산 정상부 등에 걸쳐있다. 1~7세기에 조성된 크고 작은 고분 330여 기가 이곳에 분포한다. 매장부(돌덧널)를 겹쳐 조성하는 삼가식 고분 형태를 보인다. 삼가식 고분은 하나의 봉분에 복수의 매장부를 포개 확장 조성한 다곽고분을 뜻하는데, 대부분 일제강점기부터 도굴이 이어져 크게 훼손됐다. 고분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고분군 면적은 53만여㎡에 이른다. 경남 가야유적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곳에서는 가야 존속 시기 무덤 변천 과정과 고분 분포범위, 다른 가야지역 유물, 고분 축조기술 등이 확인된다. 서부 경남 가야문화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경남 내륙지역 가야 세력 성립과 성장, 발전, 소멸 등 모든 과정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도 평가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