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흥미 위주 피상적 보도 많아
정책 집중 삼프로TV, 후보 토론 새 지평

지난 25일 한 경제 유튜브 삼프로TV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초청해 진행한 토론회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영상은 3일 만에 조회 수 총 500만 회를 넘기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두 달 정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토론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경제와 금융 분야에 한정되고 별도로 촬영된 토론 영상을 비교하면서 관련 내용이 SNS에 회자되고 분석 뉴스로도 작성되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1997년 이전까지 대통령 선거보도는 편파 불공정 보도가 주된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 이후에는 편향성 대신에 흥미 위주의 피상적 보도를 문제점으로 지적해왔습니다.

흥미 위주 피상적 보도의 첫 번째 특징은 선거여론조사 보도입니다. 선거여론조사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갈수록 비중과 활용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여론조사 그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없지만 여론조사 관련 뉴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활용한 보도를 흔히 경마식 보도라 부르는데 후보를 경주마로 비유하여 선두마와 다크호스(예상치 못한 말)의 경주를 관람하듯 선거과정을 묘사하는 보도를 뜻합니다.

흥미 위주 피상적 보도를 보여주는 두 번째 특징은 선거 스케치 보도입니다. 스케치 보도는 후보자의 선거 유세, 각 정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지역 순방 유세 등 선거운동 장면이나 유권자와 만남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보도로서, 선거 스케치 보도가 대체로 전체 뉴스의 과반을 차지했었습니다. 선거 스케치 보도는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 이슈보다는 현장분위기와 자극적 발언을 위주로 전달하는 보도를 말합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 논란과 피상적 보도에만 묻히지 않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삼프로TV의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은 국민이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와 민생 분야에서 후보자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어서 더욱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대면 토론은 못 했지만 경제와 금융 분야 대통령 후보의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교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 토론의 새로운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종합 토론이 아닌 분야별 초청 토론 형식은 시민이 제기하는 의제를 다루고 후보자의 분야별 정책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상파와 종합편성 TV가 아닌 유튜브 채널에서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을 했다는 점에서 미디어 지형의 변화를 예상해보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선거 토론과 정책 보도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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