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종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코로나 우울'이라는 신조어가 익숙할 정도로 2년간 몸과 마음 모두 지치고 쇠약했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은 경남지역 자영업자와 노동자에 주목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들 삶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분석했다. 앞으로 무엇을 고민해야할지도 살폈다. 연구는 설문 조사와 면담 조사로 치러졌다. 내달 정식 발표될 연구 보고서를 미리 받아 면담 조사에서 나온 말을 몇몇 골라 소개한다. 아래 나올 큰따옴표 속 말은 면담 조사 참가자 발언이다.

이번 조사에는 도민 28명이 참여했다. 성별로는 남자 15명, 여자 13명. 직업별로는 자영업(8명), 교사(7명), 아르바이트(1명), 문화 예술인(1명), 노동자(11명)로 구성됐다. 자가격리 경험자는 7명, 확진 후 완치자는 2명이었다. 코로나 이후 일상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는 점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시청 누리집에 확진자 동선이 뜨거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하면 그쪽으로 가는 건 좀 자제하게 되고, 성산구가 많다 하면 그날 웬만하면 약속 안할려고해요. 부담이 아직 남아 있어요."

쏟아지는 정보에 피로감도 누적됐다.

"지금 있는 정보들만 이제 선별을 해서 내가 받아들이기도 좀 너무 많은데 더 제공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어차피 정보를 듣고 판단하는 거는 자기 몫이니까. 이미 인터넷에 정보는 넘치고 있어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오히려 대화도 늘었다.

"이제 대화를 많이 하면서 대화하는 방법을 조금 배워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얘기를 해도 좀 상처를 덜 받게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상대방이 기분 좋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부분이 좀 성장한 것 같아요."

반면, 1인 가정은 더욱 고립됐다.

"이웃에 할머니가 혼자 계시는 데 코로나로 자녀도 잘 오기 어렵고 잘 들여다 보지도 않고, 그러니 더 야위어 보이고 우울해 보이더라고요."

코로나19로 소득이 줄면서 허리를 더욱 졸라맸다.

"적금을 계속 넣을 수가 없었어요. 뭘 좀 줄일까 고민을 했는데 당장 먹고사는 건 어쩔 수 없고, 아이들 밑에 들어가는 것도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적금을 해약해서 생활비에 보태고 있어요."

스트레스는 짜증, 화, 우울 등 여러 얼굴로 드러났다.

"자꾸 자기 생각에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어 이거 뭐지. 이러다 내 정신병원 가겠다 싶어서 내 이런 생각을 자꾸 주변에 얘기하고." "마스크 안 하고 있거나 턱 마스크 하는 사람 보면 괜히 막 짜증 나고 화가 나. 내가 평소에는 받지 않을 스트레스들이. 그렇게 보여."

비록 삶이 팍팍할지언정, 정부 정책에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말에 눈길이 오래 남았다.

"나는 계속 말하지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 아주 반대합니다. 그러니까 그 돈이 있으면 그 가난한 사람들한테 줘야지."

"진짜 곡소리 나는 그 업종들이 있잖아요, 지금. 지금 자영업자 진짜 곡소리 나거든요. 이런 업종에 대한 사실상 저도 지원이 실제로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그분들의 희생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 정도 방역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는 좀 너무 좀 그렇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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