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민극장·문화센터 등
문화예술 공간 확장한 한 해
밀양·김해 법정문화도시 지정
이수인 작곡가 세상 떠나기도

'사람 사이, 문화 두기'.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펼친 캠페인 표어다. 비록 사람과 사람은 거리 두기로 몸은 멀어졌지만, 그 사이를 문화예술로 채우길 바라는 의미다. 올해 코로나 속에서도 시민과 예술인 사이 '문화 두기'에 힘써온 경남문화예술계 활동을 짚어본다.

◇역사·상징 공간이 문화예술 집합체로 =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장소는 특별하다. 올해 이런 특별한 공간이 잇따라 조성됐다. 지난 4월 26년 만에 귀환한 마산 시민극장과, 7월 개관한 창원복합문화센터가 대표적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있는 시민극장이 4월 12일 재탄생했다. 지역을 대표하던 영화관이었지만 1995년 7월 폐관했는데, 올해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이라는 소극장으로 탈바꿈했다. 마산예총이 앞장서 창원시와 협의 끝에 만든 공간이다. 지역 춤꾼·소리꾼·연극인·음악인이 주말마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층에는 전시 공간도 갖추고, 평일에는 공동체 상영으로 옛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 /경남도민일보 DB
▲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 /경남도민일보 DB

시민극장 역사를 되돌아보면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이었음을 수 있다. 1908년 시민 대의 기관인 마산민의소(民議所), 1920년 지역 문화운동 구심점인 마산구락부 회관으로 쓰였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소유했다가 광복 이후 되찾아 1946년 3월 '시민극장'으로 바뀌었기에 장소성이 남다르다.

잠자던 국가산업단지 홍보관이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에 있는 옛 동남전시관이 7월 27일 '창원복합문화센터'로 개관했다. 국가산단을 상징하는 'since 1974' 안전모 작품이 1층 입구 한쪽에 전시돼 노동·산업도시 창원의 상징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갈색 벽돌 건물의 오랜 흔적을 살려낸 외관에 새겨진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을 합친 단어인 라키비움에 걸맞은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작년 '이수인 가곡의 밤'에 참석한 이수인(왼쪽 둘째) 선생 생전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작년 '이수인 가곡의 밤'에 참석한 이수인(왼쪽 둘째) 선생 생전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이수인 작곡가 타계…그를 알려낸 민간 음악단체 = 마산 바다를 사랑했던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8월 2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1939년 의령에서 태어나 마산고와 서라벌예대 작곡과를 졸업한 그는 마산성지여중과 마산제일여고 교사, KBS어린이합창단 단장을 지냈다. 동요를 만드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그는 '솜사탕', '아빠의 얼굴',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등 500여 곡을 세상에 남겼다. 100여 곡의 가곡 중 '내 맘의 강물', '그리운 그 얼굴들' 등도 널리 불렸다.

특히 ㈔경남오페라단과 경남스틸㈜은 2007년부터 해마다 '이수인 가곡의 밤'을 열어 선생이 고향을 찾아 지역 음악인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올해는 선생의 아들이자 바이올린 연주자 이문규 씨가 음악회에 참석해 아버지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외갓길'을 들려주며 함께 추모했다.

▲ 창원복합문화센터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복합문화센터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문화도시 곳곳에서 뿌리내려 = 문화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문화도시가 경남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예비·법정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문화공동체를 일구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12월 밀양시가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삶의 회복, 새로운 미래, 햇살문화도시 밀양'이라는 목표를 제시해 시민이 주도하는 도시문화를 만들고자 힘쓴다. 5년간 최대 100억 원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다.

앞서 2월 김해시가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역사문화도시 김해'를 비전으로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돼 시민문화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창원시도 지난 2일 예비 문화도시에 뽑혀 '안녕 민주! 마을 문화로 이어가는 삼시삼색 창원'에 맞게 문화자치·문화분권을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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