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초록색 코트를 입은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건네주는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는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신 씨가 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면서 당에서 환영행사를 한 것이었다. 2018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고, 페미니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책을 두고 날 선 대립을 해왔었다.

신 씨는 "여성폭력 해결, 기후위기 대응, 좌우를 넘어서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로 약속해서 합류하기로 했다"며 바뀐 행보를 설명했다. 그 약속이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당내에서조차 반발이 크다.

지난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결정을 했다. 청와대는 이번 결정이 내부 참모, 여당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고, 대선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 등이 결정 배경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선 때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정치권은 사면 발표 직후 대선 유불리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면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시민사회단체 반대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배신은 정치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일상도 그야말로 배신을 겪고 있다. 한 해 동안 감사 인사를 전할 모임도 하지 못하고, 기부, 봉사활동 등도 위축됐다. 최근 연탄 봉사활동 현장을 찾았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부가 줄어들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모진 배신의 계절, 이 또한 지나가리라. 모두 온전히 잘 버텨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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