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2급 해양보호생물
1년 후 전남 보성 방류 계획

멸종위기 2급 해양보호생물로 세계적인 희귀종인 '기수갈고둥'(Clithon retropictum) 개체 보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해양수산부는 기수갈고둥 인공증식 기술 개발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수갈고둥은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기수역에 사는 1~2㎝ 크기 고둥류다. 유속이 일정하고 수질이 깨끗한 기수역 자갈에 붙어산다. 과거에는 바다와 인접한 마을 개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하천 정비, 제방이나 보 설치 등 개발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0년대 초만 하더라도 73곳이던 서식지가 현재 51곳으로 줄었다. 이 중에서도 창원은 기수갈고둥 국내 최대 서식지로 약 3700㎡에 약 11만 개체가 발견됐다.

해수부는 이에 2012년 기수갈고둥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올해부터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군산대학교 연구진과 본격적으로 인공증식 기술을 개발해왔다.

경남 고성과 전남 보성에서 채집한 어미 개체 20마리에서 산란을 유도해 유생을 확보한 다음 수온과 염도, 빛, 사육 밀도 등을 맞춰 부유 중인 유생이 바닥으로 내려앉아 기어다니는 어린 개체가 될 때까지 필요한 사육 조건을 연구했다. 또한 부유 유생이 안착하기 좋은 바닥면 개발과 성장률을 높일 맞춤형 먹이도 조합했다. 그 결과 1000개체가 어린 기수갈고둥(치패)으로 성장했다.

▲ 마산만서 서식이 확인된 멸종위기 2급 기수갈고둥.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 마산만서 서식이 확인된 멸종위기 2급 기수갈고둥.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어린 기수갈고둥을 1년 동안 실내 연구실에서 성장시킨 후 내년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보성에 방류할 계획이다. 방류 후에는 서식처에 잘 적응하는지 지속적으로 살피는 한편 인공증식 기술을 담은 지침서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이번 성과는 인공증식이 어려운 소형 연체동물 복원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우리 바다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고자 해양보호생물 연구와 보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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