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만큼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연수·박신·이원재 기자가 매주 목요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서 '뉴스 비평 자신 있게(뉴비자)'를 선보입니다. 각자 고른 나쁜 뉴스 가운데 하나를 찍어 지면에도 소개합니다. 이번 주는 이원재 기자입니다.

대선이 82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언론은 날마다 거대 양당 후보 기사를 쏟아냅니다. 후보는 물론 배우자를 검증하는 보도가 포털을 가득 메우기도 합니다. 그 사이 군소 정당 후보들은 어떻게 보도되고 있을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활용해 군소 정당 보도를 수치로 비교해봤습니다. 범위는 9월 11일~12월 11일 19개 서울지역 일간지와 경제지 정치·사회 부문으로 설정했고 제목과 내용에 후보 이름이 포함된 기사를 검색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2만 9629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만 5223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3320건 △심상정 정의당 후보 2518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1156건 △김재연 진보당 후보 44건. 이재명·윤석열 후보 보도가 2만 건을 훌쩍 넘겼지만 나머지 후보 보도량은 천 단위에 그쳤습니다. 특히 김재연 후보 보도량은 그저 안쓰러울 수준입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가 3개월간 보도된 안철수 후보 기사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br /><br /> /빅카인즈 갈무리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가 3개월간 보도된 안철수 후보 기사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빅카인즈 갈무리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가 3개월간 보도된 심상정 후보 기사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br /><br /> /빅카인즈 갈무리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가 3개월간 보도된 심상정 후보 기사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빅카인즈 갈무리

후보를 더 집중적으로 다룬 기사만 걸러내고자 검색 범위를 좁혀봤습니다. 앞서 설정값을 그대로 두고 제목에 후보 이름이 포함된 보도만 뽑았습니다.

△이재명 후보 1만 4613건 △윤석열 후보 8801건 △안철수 후보 1034건 △심상정 후보 655건 △김동연 후보 272건 △김재연 후보 14건. 이재명·윤석열 후보 보도량도 줄었지만 나머지 후보 보도가 눈에 띄게 감소합니다. 이재명 후보와 김재연 후보 보도량은 1000배가량 차이가 벌어집니다.

이 기간 기사 내용은 어땠는지 빅카인즈 연관어 분석으로 살펴봤습니다. 안 후보와 심 후보 나란히 단일화 키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안 후보는 출마를 공식화하기도 전에 야권 단일화 보도가 등장합니다. 어떤 매체는 심 후보 공식 선출 보도마저도 단일화를 제목에 담아 보도합니다. 대선 후보로 첫발을 뗀 순간부터 선거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짚은 셈입니다.

이를 두고 박신 기자는 "군소 정당 후보는 본인 정책으로만 기사화되기 어려운 환경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연수 기자는 "군소 정당 후보 처지에서 거대 양당 후보와 엮여서 보도되는 경향 때문에 자신을 노출하고자 1등 때리기 전략이 나오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언론이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를 똑같이 보도할 수도 없고 그런 기계적 균형이 적합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나타난 보도량 차이가 타당한가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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