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상에 유희선 시인

경남올해의작가상운영위원회와 ㈜고려철강이 주최한 제8회 경남 올해의 작가상에 이영자 시인이 선정됐다. 올해의 젊은 작가상은 유희선 시인이 받게 됐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 1시 마산문화원 3층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작가상 심사는 이광석·고영조 시인과 김미윤 평론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이영자 시인의 시에 대해 "'식당에서 밥 짓다 남은 시는 먹물보다 밥을 먹고 자랐다. 그 밥을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손님들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고 털어놓는 그의 시는 그만큼 소박하고 정겨우면서도 범상치 않다. 그러면서 생존의 목적과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분명하게 정해 놓았다"고 평가했다.

"가지나물 쪄 무칠 때는/ 깨소금, 마늘이 맛 내고// 오이냉채, 맷국 탈 때는/ 실파, 식초가 큰소리치는데// 봄비 같이 다정한 시 한 편/ 건질 수 있을까(…)"

▲ 이영자 시인
▲ 이영자 시인

심사위원들은 이 시인의 '장떡 굽는 날' 일부를 발췌해 "절절한 한 편의 시를 남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아픔이 따라야 하는지 미루어 짐작게 한다"고 평했다. '들찔레꽃' '오빠 생각' '벚꽃 이야기' 등에서는 "아픈 가족사를 통해 뜨거운 정한을 가슴에 품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시를 매개로 하는 가열한 정신력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시인은 함안 출생으로 1989년 시집 <초승달 연가>로 등단했으며, <개망초꽃도 시가 될 줄은> <식당 일기> <그 여자네 집> <땅심> <따라 부를 수 없는 풍년가> <미리 달다> 등 7권 시집을 냈다. 마산문인협회, 경남가톨릭문인회, 경남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유희선 시인
▲ 유희선 시인

심사위원들은 유희선 시인의 시에 대해서는 "지각보다는 감각, 감각 중에서도 촉각적인 표현을 과감하게 쓰는가 하면 정물화를 그리듯 내밀한 묘사적인 시를 쓰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하얀 바다' '매직 로즈' '섬' 등에서는 "시적 자아가 어떻게 교섭하면서 궁극적으로 사랑으로 이어져 가야 하는가를 속삭이듯 말하고 있다"고 했다.

"(…)화들짝 놀란 꽃들이/ 하월곡동 종이공장으로 콸콸 쓸려간다// 산더미처럼 부려놓은 폐지 덩이들이/ 무채처럼 잘게 썰려 바다로 흘러간다(…)" '하얀 바다'라는 시의 일부다. 심사위원들은 이 시를 인용하며 "시적 대상이 숙성된 회화적 바탕으로 이미지화되고 진술하고 있다"며 "주제도 회화의 연장선상에서 선택된 것이 많고 시적 상상력도 회화적으로 상상력과 상호 교호(交互)하면서 감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2006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으며 시집 <하얀 바다>를 포함해 3인3색 수필집 <파란, 찬란>이 있다. 가향문학회 사무국장이며 창원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마산교구 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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