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보호지역 지정 10주년 행사
보전 계획 등 담긴 선언문 낭독

하얀 천을 걷자 봉암갯벌 지형을 조각한 모형이 나타났다. 모형물 위에는 봉암갯벌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붉은발말똥게, 수달, 문절망둑 그림이 그려져 있다. 시민들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끈을 모형 사이사이에 동여맸다. 봉암갯벌의 가치를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는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였다.

창원시와 지역 환경단체 등은 16일 오후 마산만 봉암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1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갯벌 생태계 보전에 공감하는 지역민들이 함께했다.

한때 마산만은 죽어가던 바다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공장 용도로 매립될 뻔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2월 16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수질이 점차 개선됐다. 오염된 봉암갯벌을 떠났던 해양 생물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역민의 오랜 관심과 애정을 받은 결과 지역 사회 소중한 자산이자 생태계 보루가 됐다.

▲ 16일 창원 봉암갯벌 생태학습장에서 열린 마산만 봉암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10주년 행사에서 허성무(왼쪽 둘째) 시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16일 창원 봉암갯벌 생태학습장에서 열린 마산만 봉암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 10주년 행사에서 허성무(왼쪽 둘째) 시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제막식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1989년부터 봉암갯벌 연구와 보존 활동을 이어온 이찬원 마산만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위원장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염된 바다였던 마산만이 지금은 생태회복을 일궈내 희망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봉암갯벌을 보존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려면 주변 환경 보호도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지방 하천과 바다 방향으로도 국가습지보호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 참가자들은 봉암갯벌 보전 공동 선언문을 낭독했다. 공동 선언문에는 창원시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시민사회단체, 기업체 등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약속이 담겼다. △해양환경교육 기반 조성 △지속 가능한 갯벌 보전계획 수립 △갯벌 보전 정책 및 해양 환경교육 시책 감시 △해양환경 보전 인식 확산 △해양 환경개선 및 갯벌 생태계 보전 지원 등의 내용이 공동 선언문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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