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지원 제외…시 예산 감축
문화재단, 참여 아동 한정 계획
단원·부모·강사 반대 한목소리
통합교육 취지 위배 지적 봇물

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 축소 계획을 두고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역 사회 아동을 대상으로 펼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의 무상 음악 교육 프로그램)'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창원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창원은 2013년 경남 1호로 사업이 선정된 이후 9년째 지속하고 있다. 현재 60여 명 어린이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달 20일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10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2021년 기준 전국에 49개 거점기관이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계한 꿈의 오케스트라 거점기관은 예비-신규·연속(1~3년 차)-지역협력(4~6년 차)-자립 거점(7년 차) 단계를 거친다. 창원은 자립 거점기관에 해당해 2020년부터 국비보조금을 받지 않고 있다.

문제는 거점기관인 창원문화재단이 내년도 예산 감축을 전제로 사업 대상을 취약계층 아동만으로 한다는 계획이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이달 초 재단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현행대로 유지해 달라'는 단원·강사·부모들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에 재단은 '재단 전체적인 예산축소', '별도 예산확보 방안 수립 노력'이라는 답변을 달았다.

▲ '꿈의 오케스트라 창원'이 지난달 20일 마산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0회 정기연주회를 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 창원
▲ '꿈의 오케스트라 창원'이 지난달 20일 마산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0회 정기연주회를 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 창원

내년도 사업 예산은 6000만 원으로 정해졌다. 올해도 애초 예산은 1억 6000만 원이었지만 추경에서 삭감돼 1억 2000만 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차문호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경남대 음악교육과 교수)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줄이고 대상을 한정하려는 계획에 우려를 표했다. 차 감독은 "9월 재단 대표이사가 전화를 해서 예산을 줄이고 소외계층 아동 30명만 대상자로 할 방침이라고 통보해왔다"면서 "교육자로서 통합교육 의미를 살려야 하고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영민 창원문화재단 부장은 "2019년까지는 국비를 포함해 1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자부담만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내년도 창원시 전체 예산이 코로나로 줄었기 때문에 재단도 사업 예산을 줄였고 운영은 계속한다"고 말했다.

대상자 한정 여부를 두고서는 "(거점기관인) 포항에 알아보니 거기도 소외계층 아동만 하려고 했는데 단원 모집이 어려워 일반과 같이 50명 정도 한다고 해서 창원도 그 정도 수준으로 정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유정 창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취약계층 아동으로 한정하는 것은 낙인효과가 있기 때문에 옳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며 "추경에서 예산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