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250㎝ 이상 타원형 확인
생활쓰레기 폐기 흔적도 나와
시 5890㎡ 추가 정밀발굴 예정

창원시 내동패총(도 지정문화재 제44호)에서 원삼국시대 집 자리가 발견됐다. ▶11월 24일 자 18면 보도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는 문화재 조사기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내동패총이 있는 성산구 내동 261-1 일대 7818㎡에서 최근 시굴조사를 벌여 주거지 4기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구역은 목련아파트 북쪽 맞은편에 있는 해발 20~25m 서쪽 정상부로 1970년대부터 양묘장이 운영되던 곳이다. 조사 경계와 인접한 구릉 사면부에 원 지형이 일부 남아있는데, 이곳에서 원삼국시대 수혈·주혈·혼토패각층·경질 단경호편·적갈색 연질토기편 등이 확인됐다.

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집 자리 규모는 길이 250㎝ 이상 주거지 4기다. 타원형으로 돌출된 모양새를 띤다는 점이 특징이며, 인근 가음정동 복합유적과 남산유적·외동 유적 등에서 조사된 타원형 주거지와 유사한 성격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거지로 추정되는 수혈들은 중복이 심한 상태로 발견됐으나 서부 경남지역 원삼국시대 주거지 특징과 일치한다고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평가했다. 내동패총에서 집 자리가 나온 건 이번이 첫 사례다.

패각에서는 굴 등 각종 패각류가 집중적으로 퇴적된 양상이 나타났다. 조사구역 서쪽에 분포하며, 규모는 길이 580㎝, 너비 250㎝다. 패각 조성 시기는 2~4세기로 추정된다.

▲ 내동패총에서 시굴조사를 하는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 내동패총에서 시굴조사를 하는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관계자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조사된 유구 배치상태를 볼 때 구릉 상부 아래 주거지 등 생활 시설이 있고, 그 아래쪽 사면부에서 패각을 비롯한 생활 쓰레기 폐기행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호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동에 패총(조개더미)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았는데 폐기행위를 했던 사람들이 내동패총에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며 "원삼국시대 취락 집단 생활 흔적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명확한 성격 규명은 추후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예산을 확보해 패총 일대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굴조사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열린 학술자문회의에서 문화재 유존 추정범위 5890㎡를 정밀발굴조사하고,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도 문화재 지정 구역과 유적분포지도상 유물포함층 구역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승민 시 문화유산육성과 문화재관리 담당은 "우선 문화재 지정구역 1만 7904㎡ 가운데 5890㎡를 발굴조사하고 나머지 구역은 연차적으로 시굴조사할 예정"이라며 "패총에서 주거지가 확인됨에 따라 추후 내동패총 명칭을 내동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자문회의에서 나온 만큼 나중에 조사 결과를 검토해 이름 변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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