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감독들 잇단 거부
기업은행 항명 사태 비판

한국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감독들이 김사니(40) IBK기업은행 감독대행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V리그 질서를 흔든 기업은행 구단과 김사니 감독대행을 '동업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차성현(47) GS칼텍스 감독은 이미 2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기업은행과 방문경기 전후로 김사니 대행과 악수를 거부했다. 다른 5개 팀 사령탑도 30일 "기업은행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들은 "이번 일을 V리그 질서를 무너뜨린 행위"라고 보며, 기업은행과 경기에서는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의미에서 하는 악수를 거부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주전 세터 조송화는 서남원 전 감독의 훈련 방법과 경기 운영 등에 반발해 두 차례나 팀을 이탈했다. 조송화가 두 번째로 팀을 이탈할 때는, 김사니 코치도 함께 팀을 떠났다. 김사니 코치는 구단의 설득 속에 19일에 복귀했다. 이후 기업은행의 행보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21일 서남원 전 감독을 경질하더니, 무단으로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했다.

▲ 김사니 기업은행 감독대행./연합뉴스
▲ 김사니 기업은행 감독대행./연합뉴스

김사니 감독대행은 처음 경기를 지휘한 23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모욕적인 말과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남원 전 감독은 "대체 어떤 말이 폭언과 모욕인지 말해달라"고 반박하자, 김사니 감독대행은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악수(惡手)를 거듭하는 기업은행과 김사니 감독대행을 보며 V리그 여자부 감독들은 '악수(握手) 거부'로 항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12월 2일 기업은행과 맞붙는 한국도로공사 김종민(47) 감독은 "나는 악수하지 않겠다"라고 단호하게 밝히면서 "특정 감독과 김사니 감독대행 사이, 개인 문제가 아니다. 여자배구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5일과 9일 각각 경기가 예정된 김형실(69) 페퍼저축은행 감독과 이영택(44) KGC인삼공사 감독도 악수 거부 의사를 밝혔다.

기업은행이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김사니 감독대행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12월 중순 이후에도 기업은행이 정상화하지 못하면, 상대 팀 감독이 악수를 거부하는 장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과 26일 기업은행과 만나는 박미희(58) 흥국생명 감독과 강성형(51) 현대건설 감독도 "여러 감독 의견을 존중한다"며 악수 거부를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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